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한·영 FTA 원칙적 타결…브렉시트 걱정 없앴다

기사입력 : 2019년06월10일 10:49

최종수정 : 2019년06월10일 16:48

10일 한·영 양국 통상장관 타결 공식 선언
노딜 브렉시트에도 자동차·부품 무관세 유지
농산품 수입제한조치 강화·맥아는 TRQ 적용
11월 1일부터 적용…2년 이내 협정 조정 가능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정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비해 영국과 임시조치 성격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이번 합의로 한국은 브렉시트가 이뤄져도 자동차와 부품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한-영 FT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FTA를 통해 한·영 양국은 기존 한-EU FTA 수준의 협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차 한-EU FTA 무역위원회'에서 양측 수석대표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첫번째)과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왼쪽 첫번째)이 회의에 임하고 있다. 2019.04.09 mironj19@newspim.com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브렉시트는 △노딜(합의없이 탈퇴) △딜 합의(합의 후 탈퇴) △브렉시트 재연장(탈퇴 논의 재연장) 등 3가지 시나리오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중 한국이 당장 고민해야 하는 것은 노딜 시나리오다.

딜 합의 시나리오에서는 영국과 EU의 합의 하에 현 상태를 유지하는 이행기간(잠정 2년)이 부여되고 재연장 시나리오에서는 브렉시트 자체가 미뤄진다.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는 영국과의 무역협정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수출기업들의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노딜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영국은 브렉시트 기한인 10월 31일이 지나면 바로 EU를 탈퇴해야 하기 때문에 한-EU FTA 하에서 한국 제품에 제공되던 특혜관세도 사라지게 된다. 이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해 자동차는 10%, 자동차 부품은 3.8~4.5%의 관세가 부과돼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이에 한영 양측은 이번 FTA를 통해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기존 한-EU FTA 수준의 협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이번에 체결된 한-영 FTA가 바로 발효돼 특혜관세의 공백이 메워질 전망이다.

먼저 공산품의 경우 발효 8년차인 한-EU FTA의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해 모든 공산품의 관세를 철폐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 등 우리 주요 수출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농산품은 농업 긴급수입제한조치(ASG)를 한-EU FTA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동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ASG 대상 품목은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설탕 △인삼 △맥아·맥주맥 △발효주정 △변성전분 △감자전분 등 9개 품목이다.

아울러 국내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한 맥아와 보조 사료에 한해 최근 3년간 통계를 감안해 관세율 할당(TRQ)을 제공하기로 했다. 관세율 할당은 특정품의 수입에 대해 일정량까지 저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량의 경우에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이중과율제도를 말한다.

한-영 FTA 체결 전후 차이점 비교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원산지의 경우 양국 기업이 EU 역내 운영하고 있는 기존 생산·공급망의 조정 소요시간을 감안해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3년 한시적으로 역내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EU를 운송 과정에 경유한 경우에도 3년 한시적으로 직접 운송으로 인정해 우리 기업들이 EU 물류기지를 경유해 수출해도 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 밖에 지적재산권은 영국측 주류 2개(스카치위스키·아이리시 위스키)품목과 한국측 농산물·주류 64개 품목(보성녹차·순창전통고추장·이천쌀·고려홍삼·고창복분자·진도홍주 등)에 대해 지리적 표시로 인정하고 보호를 지속할 예정이다.

양측은 한-영간 통상관계 연속성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 법률검토 등 정부 내 절차를 완료한 정식서명을 마치고 이후 국회 비준 등 국내절차가 순조롭게 완료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브렉시트가 오는 10월 31일로 예정되어 있는 만큼 그 전에 한-영 FTA가 발효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영 양국은 또 브렉시트 상황이 안정화될 경우에 대비해 2년 내 한-EU FTA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협정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마련했다. 만약 영국과 EU이 합의에 도달하는 경우 이행기간이 확보되면 보다 높은 수준의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개시될 수 있다.

그밖에도 양측은 4차 산업혁명 및 미래 신산업 시대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산업혁신기술 △에너지 △자동차 △중소기업 △농업 등 협력 잠재력이 높은 5대 전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명희 본부장은 "브렉시트로 인해 발생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 우리 업계가 영국 내 변화에도 동요 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이번 한-영 FTA 원칙적 타결은 향후 양국간 교역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현재 세계가 마주한 경제 역풍 속에서 긴밀한 영-한 무역 관계는 영국과 한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njunge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