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아담 샌들러·드류 베리모어 출연 동명영화 원작
로맨틱 코미디 스토리에 배우들의 연기·노래·춤의 조화
[대구=뉴스핌] 황수정 기자 = 흥겹고 유쾌하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원작 영화의 사랑스러움과 발랄함을 그대로 무대 위로 재현했다. 여기에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과 신나는 댄스까지 더해지며 관객들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제13회 딤프 개막작 '웨딩 싱어' [사진=딤프 사무국] |
뮤지컬 '웨딩 싱어'는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개막작이다. 1998년 개봉한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무비컬이다. 영국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 이번 공연은, 앞서 국내에서 두 번이나 라이선스로 공연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주인공 '로비'는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는 가수다. 어느 결혼식에서든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지만, 정작 자신의 결혼식 땐 약혼녀에게 파혼당한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웨이트리스 '줄리아'는 완벽한 줄 알았던 남자친구 '글렌'에게 프러포즈를 받지만 무관심한 태도에 실망한다. 로비는 줄리아의 부탁으로 결혼식 준비를 도와주다가 서로에게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제13회 딤프 개막작 '웨딩 싱어' [사진=딤프 사무국] |
사실 스토리는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따른다. 적당한 오해와 적당한 방황을 이어가다 결국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사랑하고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스토리의 진부함을 타파하는 것은 캐릭터의 개성과 배우들의 사랑스러움이다. '로비' 역의 샘 페리데이, '줄리아' 역의 캐시 컴프턴은 탄탄한 기량으로 여유롭게 무대를 장악하고, '글렌' 역의 조반니 스패노 또한 나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시키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외에도 주변 인물들의 개성이 강하지만 튀지 않게 조화되면서 극에 웃음과 분위기 환기를 담당한다. 다소 어설퍼 웃음을 자아내는 '새미'와 '홀리'는 또다른 커플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밴드의 키보드 '조지'는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여성스러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이 방황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로지' 할머니의 귀여움 또한 관전 포인트다.
제13회 딤프 개막작 '웨딩 싱어' [사진=딤프 사무국] |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웨딩 싱어'는 최근 '뉴트로' 열풍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다른 결을 지닌다. 당시의 디스코 음악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안무를 구사하며 훨씬 복고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케이크에서 사람이 등장해 노래를 부르거나, 엘비스 프레슬리, 레이건 전 대통령, 티나 터너, 신디 로퍼 등 유명인사로 분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독특한 연출로 폭소케 한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사랑할 것.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기보다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고 감정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사회의 온갖 시선에 노출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사랑도 사치가 돼버린 2019년 우리들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가장 와닿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제13회 딤프 개막작 '웨딩 싱어' [사진=딤프 사무국] |
뮤지컬 '웨딩 싱어'는 오는 3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