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호, 6.25 당시 장사상륙작전에 군번도 없이 참전…11명 전사
해군, 27일 서훈식 열어 전사자 유가족에 훈장 전달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해군은 27일 6.25 전쟁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던 ‘문산호’ 선원 10명에 대해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이날 해군은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문산호 전사자 선원 무공훈장 서훈식’을 개최해 선원들의 유가족들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1950년 9월 15일 경북 영덕군 장사리 앞바다에 좌초한 문산호 [사진=미국 해군] |
문산호는 미국 해군이 1943년 건조한 LST-120함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 미국으로부터 수송선으로 인수했다.
1950년 당시 교통부 대한해운공사 소속 선박으로 운용되고 있던 문산호는 6.25 전쟁 발발과 동시에 해군에 동원돼 해군 작전에 참여했다.
같은 해 6월 26일 묵호경비부 대원을 묵호에서 포항으로, 7월 27일에는 육군 병력과 차량을 여수에서 진해로 수송하는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9월 14일에는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 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실시된 장사상륙작전에 투입, 풍랑으로 인해 해안에 좌초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상륙을 감행해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기여했다.
다만 이때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문산호 선장과 선원 11명을 비롯해 우리 군 130여명이 전사했다.
27일 계룡대 소연병장에서 열린 문산호 전사자 선원 무공훈장 서훈식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과 한국해양소년단 연맹 최영섭 고문을 비롯한 문산호 전사자 선원 유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해군] |
해군은 지난 몇 년간 문산호 전사자 선원들의 업적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훈 추진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문산호 선원은 6.25 전쟁에 ‘동원’된 인력이라는 이유로 서훈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문산호 선원들은 군번이 없다.
이에 해군은 당시 작전에 참전했던 생존자들의 증언 등을 기반으로 2016년 해군 문서고에서 관련 기록을 발굴하는 등 무공훈장 수여를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2017년에는 기록을 바탕으로 무난호 전사자 선원들의 서훈을 국방부에 추천하기 시작했다.
27일 계룡대 소연병장에서 열린 문산호 전사자 선원 무공훈장 서훈식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과 한국해양소년단 연맹 최영섭 고문을 비롯한 문산호 전사자 유가족들이 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해군] |
그 결과로 2018년 황재중 문산호 선장이 충무무공훈장을 수훈했으며, 이어 지난 6월 18일 국무회의를 통해 문산호 선원 10명에 화랑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해군에 따르면 화랑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된 문산호 전사자 선원은 고(故) 이찬석, 이수용, 권수헌, 부동숙, 박시열, 윤은현, 안수용, 이영룡, 한시택, 김일수 씨(해군 전사 인사명령 순)다.
27일 계룡대 소연병장에서 열린 문산호 전사자 선원 무공훈장 서훈식에서 문산호 전사자 선원 고(故) 이수용의 아들인 이용규(69세) 씨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무공훈장을 전도수여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해군] |
고 이수용 선원의 아들 이용규(69세) 씨는 “지난 69년 동안 아버님 유해는 찾지 못하더라도 명예만큼은 꼭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해군에서 문산호 선원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줘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신 참전용사들의 공적을 기리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며 “6.25 전쟁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번도 없이 참전해 장렬하게 전사한 문산호 선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은 우리 안보를 튼튼히 세우는 정신적 유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