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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 런정페이, 중화민족의 영웅이 되는가?

기사입력 : 2019년07월05일 17:07

최종수정 : 2019년07월05일 17:12

미국 제재속에 중국선 '본받을 기업가' 로 부상
리자청 마윈 등 재계인사들 '휼륭한 인물' 찬사

[서울=뉴스핌] 김경동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있는 화웨이(華為)의 수장 런정페이 회장(任正非, 74)이 중국 인민들의 ‘민족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런정페이 회장이 이끄는 화웨이는 최근 5G 통신설비와 통신 인터넷기술에서 미국을 추월해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올랐다. 이에 미국은 국가안보문제를 빌미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다.

런정페이는 미국에 맞서 강경하면서도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이성적인 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여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또한 미국 정부의 제재 와중에도 글로벌 시장을 넓혀 나가는 추진력은 중국사회에 특별한 멧시지를 주었다. 중국 경제계에서는 기업난을 극복하는데 런정페이를 롤모델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보여준 침착한 대응에 영웅화 부상

미국의 제재에 런정페이는 “화웨이는 매년 퀄컴 칩셋 5000만개를 산다. 화웨이는 이제까지 미국의 제품을 배척한 적도 없으며, 미국의 제재에 최대 피해를 보는 기업은 미국기업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만들어 내는 것을 만들지도 못하면서 미국의 기술을 훔쳤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떤 기술을 훔쳤는가”라며 당당하게 반문했다. 

미국의 압박에 굳세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그의 모습에 중국인들은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과거 마오쩌둥이 ‘레이펑(雷锋)을 배우자’라며 인민해방군이었던 레이펑을 영웅화하는 운동을 전개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인민을 통합하고 단결하여 미국에 맞서야 한다는 ‘중화민족’의 단결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이에 대해 런정페이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민족 영웅'이라는 호칭은 가당치 않다"며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웨이는 상업적 상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이다. 비즈니스에 정치적인 성향은 필요 없다. 애플 스마트폰을 산다고 해서 애국자가 아닌게 아니다. 상품은 상품일 뿐이며,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다”고 말했다.

런정페이는 43세가 되던 1987년 화웨이를 설립해 30년 만에 글로벌 통신업계의 선두주자가 됐다.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화웨이는 독점적으로 인민해방군에 통신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미국은 이런 점 때문에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깊숙히 연결돼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런정페이가 인민해방군에서 심리전, 여론전, 법률전을 주도하던 전략지원부대 정보장교 출신이라는 점도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5G 관련 세계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 5G 네트워크 주문량이 50개를 넘어섰다. 화웨이는 “5G 기지국과 극초단파를 결합한 하나의 기지국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며 "서방 국가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다면 네트워크 구축에 별도의 많은 비용을 들여야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늑대 정신’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마치 군대를 연상시킨다. 런정페이 회장은 늑대처럼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 플에이 정신 등 3가지 특성의 기업문화를 강조했다. 국가와 당을 위해 충성하자는 마오쩌둥의 강령과 중화민족의 피에 잠재된 ‘늑대 정신’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늑대의 특징처럼 강한 적을 맞아 함께 싸우고, 단결하여 함께 한 성공을 나누고, 목숨 걸고 함께 위험에 처한 무리를 지켜준다는 것이다. 늑대는 수직적 위계에 충실한 동물로 국가, 공산당, 회사에 충성하라는 상명하복의 가치를 직원들에게 심어준다. 화웨이 직원은 노예처럼 일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늑대의 본성만 있다면 절대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 런정페이 회장의 생각이다.

매년 하위 5% 성과 미달자는 해고하고, 성과가 뛰어난 직원에게는 파격적인 보상을 한다.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라고 야전 침대를 나눠주기도 하고,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설)에도 고향에 못 갈 정도다. 화웨이를 1년 다니면 차를 사고, 2년 다니면 집을 사고, 3년을 다니면 관을 산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매우 높다. 

화웨이는 비상장 기업으로 지배구조는 물론 총자산, 부채, 유동자산 등이 모두 비공개 상태다. 공산당 선전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분 98.99%는 종업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소유하고 있으며, 창업자인 런정페이는 1.01%에 불과해 화웨이는 종업원의 회사라는 주장이다. 

중국의 포브스(Forbes)로 불리며 중국 부자 순위를 집계하는 기관인 후룬바이푸(胡潤百富)는 화웨이의 가치를 약 1조위안으로 평가했다. 이는 화웨이의 매출, 화웨이 내부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어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런정페이는 화웨이 내부에서 1.01%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현금으로는 약 101억위안의 부자인 셈이다. 

과거에는 부동산의 리자청(李嘉誠), 지금은 하이테크의 런정페이?

과거 기업가들에게 영웅은 홍콩의 부호 리자청이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중국인들은 그에 대해 높은 존경심을 나타냈다. 부동산으로 거부가 된 리자청은 5G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170억위안을 기부해 런정페이가 영국 5G시장을 개척하도록 도와줬다. 화웨이가 영국에서 5G 사업을 순조롭게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리자청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다롄(大連)에서 열린 2019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중화그룹(中化集團)의 닝가오닝(寧高寧)은 “미중 무역마찰은 중국기업이 역사상 겪어보지 못했던 교훈과 깨달음을 줬다. 과거 중국기업가의 마음 속 영웅은 리자청같은 부동산 부호였으나 지금은 런정페이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마윈 등 재계인사와는 어떻게 지내나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런정페이를 "잊혀진 고인(高人, 품덕이 높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런정페이는 아주 대단하지만 몸을 낮추고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모두에게 '잊혀졌다'는 것이다. 런정페이는 무역전쟁 이전에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10회도 안될 정도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대로 런정페이는 마윈을 평가하길 “창장(长江)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 주듯 남에게 힘을 보태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마윈보다 더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은 직접적으로 런정페이를 평가한 적은 없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다. 2016년 8월, 왕젠린 회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1억위안 버는 것을 작은 목표로 삼아라”라고 말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때 런정페이가 이 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런정페이는 “어떤 사람들은 걸핏하면 엄청난 돈을 벌 허황된 목표를 세우는데 이건 정말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라고 비판했다. 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은 2019년 3월 포브스에서 발표한 글로벌 재벌 순위에서 재산가치 226억달러로 세계 36위, 중국 6위를 차지했다. 

런정페이의 인간 됨됨이

화웨이가 한참 어려웠던 시절 런정페이는 식당 요리사 처럼  몇몇 주방장과 함께 야근하는 직원들에게 직접 음식을 배달했다. 나중에야 직원들은 음식을 배달하고 자신들과 함께 밤을 세운 사람이 런정페이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런정페이는 2002년 당시 IT업계에 거품이 끼면서 회사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자 자살까지 고민할 정도로 반년 동안 잠을 설쳤다고 한다. 2006년 그는 지인들과 회식을 하러 갔다가 노래하는 네이멍구(內蒙古) 농민공 출신 처녀에게 3달러를 팁으로 주었다. 작은 돈을 받고 만면에 행복 가득한 미소를 띠는 모습을 보고 런정페이는 눈물을 흘리며 자살할 생각을 접었다는 것이다.

런정페이가 심야에 줄을 서서 택시 타는 것을 봤다는 글도 인터넷에 올라왔고, 그가 비행기 이코노미클래스와 셔틀버스를 이용했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그의 아들 런핑이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에서 공부할 때 허페이 화웨이 사무처의 차량을 이용한 것을 두고 호통을 쳤다는 등의 이야기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다. 이런 서민적인 그의 행동에서 런정페이의 성격이나 인간됨됨이를 본 중국인들은 그에 대해 더 높은 존경심을 갖게 됐다. 

무역전쟁의 타깃이 됐을 때 그는 모든 것이 무너져도 사람만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국 기업들이 등을 돌렸을 때도 그는 오히려 “미국회사는 지난 30년간 우리와 함께 성장했고, 아주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우리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알려줬다”라고 말했다.

런정페이의 가족, 부인과 자녀들

그의 언론 노출 빈도수가 많아질수록 그의 가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런정페이는 한 인터뷰에서 “평생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고 고백했다. 젊었을 때는 군인으로서 1년에 한번 정도나 집에 들를 수 있어 아이와 많은 교류를 하지 못했고, 회사 일을 할 때는 하루에 10여 시간씩 회사에서 일하고 출장을 가거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역시 가족과 함께 할 기회가 적었다. 특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 동안 해외에 머물러야 해서 아이들을 볼 기회도 많지 않았다.

런정페이의 장녀이자 화웨이 CFO 멍완저우(좌)와 런정페이[사진=바이두]

그는 세 차례 결혼했고 세자녀를 두고 있다. 첫째 부인 멍쥔(孟軍)은 화웨이 CFO 장녀 멍완저우(孟晚舟)와 장남 런핑(任平)을 낳았고, 비서였던 둘째 부인 야오링(姚淩)과의 사이에 딸 야오안나(姚安娜,20)가 있다.

오랫동안 발레를 배웠던 야오안나는 미국 국적으로 현재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및 데이터 통계학을 전공하고 있다. 일반 또래와 같이 인스타그램에 친구들과의 모임, 세계 각지 여행, 발레 연습사진 등을 올리곤 한다. 그녀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레나 컴퓨터 보다 경영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런정페이가 막내 딸 야오안나(미국명:Annabel Yao) 등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사진=바이두]

현재 런정페이의 세 번째 부인 쑤웨이(蘇薇) 역시 그의 비서 출신으로 장녀인 멍완저우보다 어린 ‘80허우’다. 쑤웨이는 청두의 전자과기대학(電子科技大學) 석사 출신으로 현재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런정페이를 돌보며 함께 선전에서 지내고 있다.

진화하는 화웨이 굴기, 삼성 스마트폰 맹렬 추쳑

런정페이는 일찌감치 미국이 화웨이의 성장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고 5년~10년 후 화웨이 발전방향에 대해 여러가지 구상을 해왔다.  

현재 화웨이는 170여개 국가와 지역에서 18만 8000명의 엘리트 직원이 30여억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화웨이 결의대회에서 런정페이는 “2018년 매출액은 1070억달러다. 5년 후 매출액 목표는 2500억달러~3000억달러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선포했다.

2018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 총액은 5220억달러였는데 화웨이가 513억달러였다. 5년 후에는 스마트폰 매출 목표는 1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시장점유율에서 지난해 3분기때 한차례 애플을 추월한 바 있으며, 현재는 글로벌 3대 브랜드에 머물러 있지만 2020년에 1위 업체인 한국의 삼성을 추월한다는 계획이다.

GSMA는 ‘아시아 모바일 어워드(AMO) 2019’에서 2019년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된 화웨이의 ‘P30 Pro’[사진=바이두]

 

hanguogeg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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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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