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의 관광산업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25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로 촉발된 한국 내 불매운동 영향이다.
호텔 등 숙박업소에선 한국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일부 저가항공사는 몇개 노선을 운휴했다. 일본 기업들은 한국 내 불매운동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연말을 맞아 사람들로 가득 찬 도쿄 아사쿠사(浅草)의 나카미세도리(仲見世通り). 아사쿠사는 일본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도쿄의 명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박 3일 규슈(九州)여행을 왔다는 한 한국 여성(20)은 신문 취재에 "한 때 여행을 취소할까 생각했었다"며 "일본 여행을 좋아하지만 이번 대립으로 인해 일본이 싫어졌다"고 말했다.
여성은 친구 두 명과 유후인(由布院)온천 등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다른 친구들로부터 비난받았다고 밝혔다.
일본의 여행회사 JTB 측은 7월 이후 자사를 통한 한국 개인관광객이 전년동월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등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건 7월 1일이다. JTB 담당자는 "정치 영향이 나오기 시작한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일본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중 24%(753만명)이 한국에서 왔다.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소비액에 있어서도 한국은 13%(5881억엔)을 차지에 역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다면 폭넓은 분야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하카타(博多)와 부산을 잇는 고속선 '비틀'은 7월부터 한국인의 신규예약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아오야기 도시히코(青柳俊彦) JR규슈 사장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더 큰 영향이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구마모토(熊本)·사가(佐賀)·오이타(大分)와 한국 각지를 잇는 4개 노선을 9월까지 순차적으로 운휴한다. 코리아익스프레스는 시마네(島根)현 이즈모(出雲)와 서울 김포를 잇는 전세기를 7월 13일부터 운휴했다. 시마네현 담당자는 "정치대립의 영향이라고 전해들었다"고 했다.
오이타현은 7월 중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여관이나 호텔 총 24곳을 조사한 결과 3개 시설에서 총 1100명분의 취소가 있었다고 밝혔다. 오이타현은 유후인과 벳푸(別府) 등 관광지가 많은 지역이다.
오사카(大阪) 난바(難波)의 한 비지니스 호텔은 전주부터 한국 관광객의 취소가 이어졌으며 새로운 예약도 줄어들었다. 호텔 담당자는 "이렇게 영향이 미칠 줄 몰랐다"고 밝혔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중인 광주광역시의 한 마트 [사진=전경훈 기자] |
◆ 소매업도 영향…日맥주회사, 한국 광고 자제
소매업에서도 영향은 마찬가지다. 백화점인 다이마루(大丸) 후쿠오카텐진(福岡天神)점에선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한국인의 구매금액이 전년동기비 25%정도 줄었다. 한국인을 겨냥한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지난 11일부터 시작했지만, 한국인이 줄어 찬물이 끼얹어진 상태다.
한국에서 인기 높은 아사히(アサヒ), 기린(キリン) 등 일본 맥주회사는 한국에서 TV광고를 자제하고 있다.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때문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도 7월붙터 한국 내 손님이 줄어 매출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하카타역 터미널에 위치한 한국요리점 KOPAN은 귀국 직전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지만, 최근 고객 수가 줄어들었다. 점장인 손정민(41)씨는 "정부끼리 다투게 되면 힘들어지는 건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같은 서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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