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는 월가의 격언이 미국 국채시장 트레이더들 사이에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08년 12월 이후 10년만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한 차례로 통화완화가 종료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종료 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책자들의 판단이 빗나갈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적극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국채 수익률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
1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3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1.88%에 거래됐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전날 1.96%에서 이날 장중 한 때 1.712%까지 밀렸고, 30년물도 2.43%로 주저 앉았다.
전날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 대한 국채시장의 반응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 추세적인 인하 사이클의 신호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한편 단 한 차례로 금리인하를 종료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가 호조를 이룰 경우 다음 정책 행보는 금리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강력한 금리인하 의지를 내비쳤던 그가 다소 상반되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는 9~10월 중 25bp의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등 월가는 연내 두 번째 통화정책 완화를 점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 내외로 급등한 한편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 투자 매체 CNBC는 트레이더들이 향후 실물경기 향방과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연준의 이번 판단이 빗나갈 것으로 판단, 국채 수익률 하락에 베팅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장중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추가 관세 소식도 국채 수익률을 더 크게 끌어내렸다. 그는 트윗에서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6월 오사카 담판에서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추가 관세 보류에 합의했지만 농산물 수입 확대를 포함한 요구 사항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지 못하자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결정은 중국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기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수 차례 비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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