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 한국당 연찬회서 특강
"국회의원직 걸고 조국 임명 막아라"
[용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한국당은 여당의 실정으로 연명하고 있다.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한국당으로 가지 않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싸우지 않으려면 의원직을 반납하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주장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한 보수 원로의 일갈이기도 했다. 김 전 의장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하면서도 이에 대응해 잘 싸우지 못하는 한국당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결론은 '몸 던져 싸워야 한다'였다.
김 전 의장은 27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 연찬회에 첫 번째 특강 연사로 참여했다.
[용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경제 FIRST! 민생 FIRST!'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별강의를 하고 있다. 2019.08.27 kilroy023@newspim.com |
◆김형오 "與 독주 막기 위해 몸 던진 적 있는가...초·재선들, 그 흔했던 개혁모임 만든 적 있나"
김 전 의장은 "조국 파동이 이 정권에 쓰나미가 될 수도 있다"면서 "만약 임명을 강행하면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가 헛구호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개혁이 물 건너간다. 또 정부의 신뢰가 추락해 조기 레임덕을 자초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직을 걸고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막아야 한다"면서 "숱한 호재를 활용하지 못한 한국당에게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당이 '조국 대전'에서 실패하면 당을 지지하는 민심은 떠난다"며 "민심이 떠나는 정도가 아니라 여러분 모두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전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에게 '의원직을 걸고 싸우라'는 쓴소리를 한 것은 탄핵부터 지금까지 한국당이 제대로 싸운 적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금 한국당은 여당의 실정으로 연명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자유한국당으로 가지 않고 있다. 한국당이 국민이 바라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당에 파벌, 계파가 없었던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의 계파는 찻잔 속의 태풍"이라며 "여러분들이 모셨던 대통령이 탄핵돼 교도소에 가 있고 주변 인물이 전부 적폐 대상이 됐다. 여러분들 모두 죄가 많은데 누가 누구를 나무라냐"며 한국당의 계파 싸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 전 의장은 또 "한국당의 다선·중진 의원들은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으려 몸을 던진 적이 있는가. 초·재선 의원들은 역대 그 허다했던 개혁모임 하나 제대로 못하지 않느냐"면서 "그간 서울역 집회도 손익계산 냉정히 해보라. 집회 잘했어도 다 우리편이고 우리끼리 만세 부르지 않았나. 중간지대 확장을 위해 무엇을 했나"라고 꼬집었다.
이날 김 전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몸을 던져 싸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무엇을 얻고자 하지 말고 어떻게 죽을까를 고민하라"면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격전지, 험지 출마를 자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진로에 대해서는 "국회는 야당의 무대다. 국회를 지키면서 입법투쟁을 강화하라"며 "정국 주도 사안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분야별 대책팀을 조직적으로 구성해 전 국회의원을 총동원하고 현안 대처와 현장조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용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가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경제 FIRST! 민생 FIRST!'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별강의를 하고 있다. 2019.08.27 kilroy023@newspim.com |
◆김근식 "한국당, 지금 이대로면 내년 총선서 100% 진다...개혁중도·반문연대 절실"
이날 두 번째 특강 연사로 나선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구도에서 보수가 이기려면 보수 통합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20년 총선은 덜 나쁜 놈을 뽑는 비호감 경쟁 시스템"이라며 "민주당은 '이런다고 한국당을 찍을래?'라고 하는 모양새고, 한국당은 '이래도 한국당 안찍을래?'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이대로면 내년 총선은 100% 지게 되어 있다"며 "반문(反文, 반문재인) 유권자도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안보이면 우리공화당을 찍거나 포기하고 투표장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가 저들보다 잘 할 수 있다는 대안이 되는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며 "개혁적 중도와 보수의 반문 연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유승민·안철수·오세훈·원희룡 등 보수진영 대선주자들이 다함께 '반문연대'라는 큰 틀에 참여해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뻔한 모습으로 (통합을) 하면 감동이 없다. 도저히 안될 것 같은데 되면 감동이 생기니 극적인 희생과 양보를 해야 한다"면서 "젊은 대선후보들이 함께 반문연대에 몸을 실어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유승민은 경기 남부, 안철수는 경기 동부, 오세훈은 서울 동부 등 지역을 나눠서 책임지게끔 해야 한다"며 "그 성적표로 대권 경쟁을 해보라고 해야 국민들이 박수를 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황교안 대표가 지금으로서는 한국당의 감독이니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달라"면서 "젊은 후보군들을 데려와서 이들이 운동장에 올라가 마음껏 뛸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용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경제 FIRST! 민생 FIRST!'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19.08.27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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