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평양정상회담 1년] ①멈춰선 남북관계…북미대화에 밀려 안갯속

기사입력 : 2019년09월18일 10:59

최종수정 : 2019년09월19일 10:17

'5월 1일 경기장' 감동연설에도 하노이 노딜 여파
문대통령, 유엔총회·한미정상회담서 촉진자 재등판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지난해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일 경기장’을 가득 채운 15만명의 평양 시민들에게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남한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 역사적 장면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오늘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의 여정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로 될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냈습니다”라고 말하며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09.19

◆ 北, 올해만 10차례 무력도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흘렀으나 남북관계에서 주목할 만한 진전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북한은 올해 광복절 문 대통령이 밝힌 ‘평화경제’ 구상을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대소할 노릇”이라고 조롱하며 남북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으며, 올해 10차례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를 쏘아올리는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사실 평양 정상회담 직후까지만 해도 남북관계는 나빠 보이지 않았다. 남북은 지난해 10월 고위급회담을 열어 철도·도로 협력, 산림협력, 보건의료 협력,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참가 등 체육협력,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분야별 논의를 이어갔다. 비록 결말은 보지 못했으나 철도·도로 현대화 및 연결을 위한 사업도 진행됐다.

남북관계가 멈춰선 결정적인 계기는 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었다. 하노이 회담 결과가 나올 지난 2월 28일에도 영변 핵시설 및 핵물질 동결, 관계개선을 위한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평화체제 구축 등이 합의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당시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었던 북미 정상은 돌연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고 회담 결렬 소식이 들렸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북미는 이렇다 할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 대화도 함께 멈췄다. 남북관계와 비핵화, 북미관계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우리 정부의 생각과 달리 북한은 남측을 외면한 채 미국과 기싸움을 이어갔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은 미국과의 핵협상에 진전이 있어야 남북관계도 함께 발전시켜나간다는 기본원칙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며 무너진 김정은 정권의 자존심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도 남측과의 대화가 아닌 미국과의 타협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 대화 거부를 넘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첨단무기 도입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화 국면에는 없었던 단거리 발사체 발사도 올해 10차례나 있었다. 반복되는 도발에 한반도 정세는 다시 경색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발사가 있을 때마다 ‘괜찮다’며 북한을 다독였다.

[서울=뉴스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날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옆에서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2019.08.25

◆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남북대화로 이어지나

남측을 향한 북한의 적대적인 태도는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분노가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소장은 “김 위원장은 남한이 미국을 향해 평양의 입장에 함께 서주길 원했으나 우리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관계개선도 자신들이 리더가 되고 남한은 그에 따르는 입장이 되길 원하는데 우리는 북미협상 중재 역할을 언급해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 공동 행사가 사실상 없다는 데서 재확인할 수 있다. 9·19 선언에서 약속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기약이 없으며, 이산가족 상봉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쌀을 지원하려던 계획도 북한의 거부로 잠정 중단됐다. 9·19 선언 1주년도 국내 행사로 진행된다.

정부가 기대하는 남북 대화 복원 시나리오는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북미 실무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이산가족 문제를 우선 논의한다는 구상 아래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접촉한다는 기대를 하고 있으며 북미 협상이 곧장 남북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엔 북미 실무회담이 열릴 것 같다”며 “이후 2~3차례 실무회담을 더 열고 12월 초에는 3차 북미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미 실무협상이 열리면 남북 대화가 복원되고, 이 과정에서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이행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여는 등 자연스럽게 대화가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미 대화가 곧바로 남북 대화 재개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으로선 미국으로부터 일정한 ‘결과’를 얻는 것이 우선이며, 북미 대화에 문제가 생겨 남측에 손을 내미는 상황 역시 우리로선 긍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2019.6.30 photo@newspim.com

◆ "北, 급하면 나온다…차분하게 대응해야"

임재천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실무회담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 같은데 만일 잘 되면 남북관계 발전 여지가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힘들 것”이라며 “북미 관계가 경색되고 대치국면으로 가면 남한을 이용해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실무협상이 잘 되지 않더라도 김 위원장 입장에선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시간을 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형식적인 북미회담이라도 하면 좋기 때문에 경색 국면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북미 관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며 한반도 비핵화 촉진자로 다시 등판한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유엔총회를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협상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며 접점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미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왔으며 최근 미국 내 대북 초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정말 중요하다. 미국과의 공조를 재확인해야 한다”라며 “어쨋든 북한은 아쉬우면 나오기 때문에 우리는 차분하게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단호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이어 “지금으로선 우리가 뭔가를 적극적으로 하기 보다는 북한이 아쉬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며 “북한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기초 하에 남북관계 발전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heog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사진
[尹 파면] 조기 대선 막 올랐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며 조기 대선 막이 올랐다. 현재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구도다. 여·야 잠룡들은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개헌론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등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5.04.03 ace@newspim.com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은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헌법 제68조 2항에 따라 파면 등으로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해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라 늦어도 오는 14일까지 조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조기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며 대권을 노리는 후보자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선두 주자는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 부담도 덜었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국회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재수 의원 등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1강'인 이 대표와 비교해 열세다. 야권 잠룡들은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등 개헌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차기 대권을 넘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40대 기수론' 등 정치권 세대 교체론을 앞세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회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회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조기 대선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후보자들은 당내 경선에서 정통 지지자인 보수 표심을 먼저 얻어야 한다. 동시에 본선에서 중도층 표까지 끌어올 수 있는 경쟁력도 보여줘야 한다. 여권 후보자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 극복 방안으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론을 제시하고 있다. 각 당은 곧 당내 경선을 시작해 본선에 올릴 후보자 선정에 들어간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조기 대선 24일 전부터 이틀 동안 대통령 후보 등록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 치러지면 각 당은 오는 5월 1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야는 약 8년 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후 1개월 안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범야권이 대통령 단일 후보로 본선에 들어갈지도 주목된다. 당 내 간판 주자가 없는 조국혁신당은 '야권 통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이 이에 응할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e@newspim.com 2025-04-06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