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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판강 "보호·일방주의 맞서 한중 협력 강화해야"

기사입력 : 2019년09월19일 15:40

최종수정 : 2019년09월19일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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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무역 다자주의 한목소리 내야
미국과 일본, 정치 문제를 경제적 수단으로 해결 나서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보호주의·일방주의에 맞서 한국과 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2019 뉴스핌 중국포럼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18일 내한한 판강(樊綱) 국민 경제 연구소장은 뉴스핌 중국본부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간의 협력을 여러 번 강조했다. 무역 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는 데 있다면서 미·중 갈등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 소장은 중국 경제학계에서 대표적인 '서방 경제학파'로 꼽힌다. 인민은행 화폐위원회 위원, 중국종합 개발연구원(국가최첨단고문단) 등을 역임하며 중국 내 경제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거시경제 전문가다.

18일 포럼에 앞서 뉴스핌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 중인 판강 국민 경제 연구소장 [사진=이한결 사진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 원인과 특징, 전망에 대한 판 소장님의 견해를 알고 싶다.

▲(판강) 무역전쟁의 발발 원인은 ‘중국의 경제 굴기’에 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경제 개발에 나섰다. 40여 년간 중국은 학습과 인적 교류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했다. 그 결과 중국 기업은 일부 경제 분야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점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중국이 기술을 ‘훔쳤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틀렸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유학생을 세계 각국에 파견해 첨단 과학기술을 배우고 교류해 왔다. 이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 대부분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공개된 것들이다.

미국이 일으킨 중국과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과학기술력 발전 억제에 있다. 명분으로 내세우는 무역 적자는 '핑계'에 불과하다. 중국이 미국 대두 수입을 늘리는 등 미국의 대중국 적자 축소에 나서도 양국 갈등이 해결될 수 없는 구조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오는 10월 미·중은 워싱턴 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이번 협상을 통해 양국은 무역 분야에서 일정 부분 합의를 해내며 긴장감을 완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IT 기업 화웨이(華爲), ZTE 등 과학·기술 기업에 관한 기술 제재 및 부품 공급 제한, 과학기술분야 교류 금지 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추진 중인 ‘중국 제조 2025’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판강) ‘중국제조 2025’는 특정 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제조업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에 대해 미국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이 전면에 나서 산업 육성을 나서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국영·민영 기업에 어떠한 지원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을 살펴보면 그들의 첨단 기업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첨단 기술분야, 제약, 항공우주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여러 정책 지원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기업들이 당국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개발 도상국인 중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선 정부 당국의 역할이 필수불가결하다. 이를 막아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현실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 중국과 한국은 수출 주도형 경제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제한 조치 등에 맞서기 위해 한·중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판강)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중이 국제무대에서 한목소리로 무역 다자주의를 주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 공급사슬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현재 세계에는 두 가지 큰 ‘공급 단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하나는 미국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중국 기업에 첨단 기술 제공을 막고 있는 ‘반도체 공급 단절’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이 한국에 취한 ‘재료 공급 단절’이다. 나는 미국과 일본의 해당 조치가 글로벌 공급사슬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순적이게도 미·일 양국은 과거 수십 년간 세계 공급사슬 구축을 가장 열심히 했던 나라다. 각국은  그동안 서로의 장점을 살린 분업체계를 구축하면서 세계 경제의 효율을 높혀왔다.

하지만 최근 이 두 나라는 자신들이 가진 기술우위를 무기로 상대국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화가 가진 취약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과거에는 자체 기술 개발보다는 외국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사 오는 것이 저렴하고 이상적인 선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공급 중단 사태로 한국과 중국은 이러한 기존 관념에 의문을 품게 됐다.

한국과 중국은 이러한 흐름이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과 정책 방향을 어떻게 평가하나.

▲(판강)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성품과 정치인으로서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이다. 오늘과 내일의 말이 다르다. 자신을 보좌하는 백악관 관료도 자신의 트윗 한 번으로 잘라버린다. 나라와 나라 간의 협정도 가볍게 폐기해 버린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이란 핵협 상 파기가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대통령이 세계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중국의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예전에 소장님은 중국이 20년 이상 7%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GDP)은 6.2%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향후 중국 거시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판강) 중국은 과거 7년 동안 강도 높은 디레버리징을 진행해 왔다. 동시에 정치적으로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기가 위축된 면이 있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 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일정 부분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경제 펀더멘털은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큰 잠재력을 품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 시행에 나서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AI, 신 유통 등 4차산업 혁명에 발맞춰 새로운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중국 경제가 6~7%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경쟁적으로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판강) 개인적으론 통화정책이 효과보다는 리스크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금리를 낮춰 유동성을 공급해도 시장 수요가 부진하면 정책효과는 미비할 것이다. 소위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서방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중국의 경제상황에 맞춘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18일 포럼에 앞서 뉴스핌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 중인 판강 국민경제연구소장  [사진=이한결 사진기자]

-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대를 돌파(위안화 가치 하락)하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났다.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각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7.3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자산 거품이 붕괴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소장님은 이러한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판강)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며 7위안대를 돌파했다. 주요 원인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달러 강세 흐름이 만들어졌다는걸 알아야 한다. 또한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이슈가 발생한 점도 세계 시장에서 달러 선호 현상을 부채질했다.

그럼에도 위안화 환율은 급격한 가치 하락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로 인한 상승폭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다. 3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외환보유 현황에 비춰보면 환율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중국 자산의 ‘버블 붕괴설’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부동산, 지방정부 채무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높은 저축률이다. 중국의 저축률은 40%를 넘는다.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슷한 예로 일본을 들 수 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200%가 넘지만 아무도 위기라고 하지 않는다.

또한 중국 당국은 과거 10년간 지방정부 채무 관리를 강화해 왔다. 예산법을 개정해 지방정부의 재정 집행 내용을 면밀히 관리·감독해 왔다. 올해에는 공산당 차원에서 지방정부에 채무경감을 지시하며 더욱 감독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거품이 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여러 정책수단을 동원해 부동산 투기 조짐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질 수는 있겠지만 전국 단위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

 - 한국경제도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로 심각한 성장 후퇴를 겪고 있다. 난국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판강) 나는 한국경제가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있다고 본다. 한국은 중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국가다. 한국 제품은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의 부진은 한국 내부 문제라기보다는 외국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문제는 외부 환경이다. 글로벌 공급사슬이 파괴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이미 이러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양국은 서로 협력해 무역 다자주의를 강화하는 한편 핵심 기술에 대한 자체 개발과 대체 조달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중국 기업이 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은 중국에서 어떤 투자기회를 찾아야 하나.

▲(판강) 중국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 대부분은 노동집약형 산업이었다. 이들 기업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 미국이라는 점도 영향을 줬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조치로 비용 압박을 받은 중국 기업은 생산기반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는 상하이에 공장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중국인의 소비력이 상승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중국 당국도 외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여전히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하길 바란다.

 - 중국의 산업 업그레이드로 한·중 경협에도 변화가 생겼다. 향후 한국과 중국은 어떠한 협력 모델로 나아가야 하나.

▲(판강)먼저 국가 차원에서는 외교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역 장벽에 반대하고, 다자주의 및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중 기업 또한 새로운 차원의 공동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 양국의 협력은 주로 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향후 협력의 중심은 연구·개발 분야에 맞춰져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각각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 중국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장님은 중국 주식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판강) 긍정적이라 본다. 중국 당국은 주식 시장 개혁을 진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핵심으로 하는 ‘커촹반(科創板)’이 출범했다. 주식 등록제 및 퇴출제도가 마련되며 기존 중국 증시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문제가 있어도 시장에서 퇴출당히지 않는 '좀비 기업' 문제가 해결 될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및 위안화외국인적격투자자(RQFII)의 투자 한도를 전격적으로 폐지했다. 오랜 경험을 가진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중국 증시의 체질이 개선되고 장기 투자 자금의 대거 유입이 기대된다.

이와 같은 제도 혁신으로 중국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 한·일 경제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두 나라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판강)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무역전쟁을 일으켰고, 일본은 한국의 과거사 바로잡기 움직임에 반발해 경제 제재에 나섰다. 이 것이 두 나라의 공통점이라 생각한다. 미국과 일본은 본래의 정치적인 의도를 숨기고 자신이 우위를 가진 경제 분야를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다. 홍콩 시위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지.

▲(판강) 개인적으론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시위 장기화로 홍콩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위 장기화는 부동산, 관광, 요식업 등의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홍콩은 국제적인 도시이자 엘리트 인재들이 모인 곳이다. 폭력 시위가 홍콩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홍콩은 여전히 중국의 중계 무역 및 금융 중심이다. 중국 당국은 홍콩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홍콩 정부의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일국 양제 제도 또한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다.

 

chu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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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한미 관세협상 '마침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이 3개월에 걸친 관세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핵심이었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97조원) 중 현금은 2000억달러(약 284조원)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액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애초 협상액보다 낮췄다. 외환시장의 안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환율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캐피탈 콜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캐피탈 콜' 방식 투자, 집중 투자 위험 분산 그동안 양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투자 방식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타결 가능성이 낮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은 미국에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간 투자액을 200억달러로 상한선을 두고,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우려한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이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외화 조달 여력은 연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측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한다"며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특수성을 반영하고 외환시장의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연 최대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불안 시 조정 요청 연 납입 한도가 최대 200억달러 상한으로 설정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도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며,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만 투자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5대 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이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韓 기업 중심 추진 한편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우리 기업의 투자와 보증을 포함하기로 했고, 신규 선박 건조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호 관세율은 조정했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대미 수출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품목의 대미 관세도 대만과 동등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투자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기업을 주체로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임대, 용수 및 전력 공급, 규제 개선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10-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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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 반응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현재 설계 공모 단계다. 하지만 녹지 공간 축소 등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에 건립될 예정이다. 여의대로와 여의서로가 맞닿아있는 여의도공원 북측 3만 4000㎡ 공간이다. 서울시는 2023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유명 건축가 5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지난 7월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초 계획은 영등포구 문래동의 방림방적 공장 부지였으나 서울시가 공간 협소 및 지역 예술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부지를 변경했다. 문래동 부지의 대지 면적이 비교적 좁고, 주변 아파트 소음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건에 대해 "지자체장이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무를 지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거 전 내세운 공약을 이행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은 2023년부터 논의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11월 초 건립 설계 공모 사업자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은 연면적 6만6,000㎡에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장(5670㎡), 교육시설, F&B 등 복합 인프라로 지어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그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녹지 공간 축소, 주차 등 교통문제 우려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 공간 훼손이다. 공연장 설립이 공원 내 한국 전통 숲 부지에 추진되며 도심 숲·공원 훼손 등을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가 2023년부터 문제 삼았다. 한강 수변 개발의 안전성, 시민 공론화 부족 등의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시계획, 건축·교통·조경 등을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용역에 착수해 주요 사업 영향을 분석했다. 연내 설계 공모와 함께 세부 환경영향평가 및 행정 심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 당선 이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사업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끼워넣으며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yym58@newspim.com 서울시는 도심 여의도의 위상을 반영해 여의도공원을 국제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명소를 조성해 도시경쟁력 향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의 문화 균형발전 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사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점심때마다 산책삼아 들르는 곳이다. 쉼터 역할을 한 수많은 나무들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굳이 여의도공원에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에 거주하는 B씨는 "공원 내 러닝이나 농구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연장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싶다"며 "공원이나 야외 운동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여의도 공원 전경. 여의도 인근이 이미 도심지역인 만큼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역이라 주차난 해소에도 시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 여의도 인근의 대형 쇼핑몰의 높은 주차료는 악명 높은 수준인데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조차 지역 내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화문, 대학로 등 서울 내 도심지역과 다른 권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남권 대표 문화시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마곡에 입지한 LG아트센터, 신도림 디큐브링크아트센터와 함께 서울 서부, 경기남서부의 공연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여의도 부지가 문제가 되는 점은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2025-10-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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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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