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가계부채 1556조1000억원...2004년 3분기 후 낮은 수준
주택매매가격 하락세 지속...수도권 8월부터 상승전환
기업 부채비율 낮은 수준...실적악화 우려로 신용위험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상반기 가계신용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들어 연체율이 완만하게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신용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특히 가계부채는 155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나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4년 3분기(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상반기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한 결과 "부채증가율이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가계부채비율이 159.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포인트(p) 올랐다"고 26일 밝혔다.
신호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양호한 상황이나 최근 연체율이 완만하게 상승 전환하고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 및 경기 부진으로 지방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다소 저하됐으나 전체적으로 금융시스템 안정성 복원력은 강건하다"고 설명했다.
[표=한국은행] |
이 기간 고소득 및 고신용 차주 대출 비중은 각각 64.7%, 73.9%로 지난해 말(64.4%, 70.8%) 대비 상승했다. 취약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6.0%에서 올 2분기 말 5.9%로 소폭 하락했다.
한은은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나 최근 연체율이 완만하게 상승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택매매가격 하락세 지속...수도권 8월부터 상승전환
올 상반기 주택매매시장은 매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수도권은 지난 8월 들어 상승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도 다소 증가했다.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 3월 이후 매수심리가 개선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한국은행] |
지역별로는 지난 7월 서울 주택가격이 반등한데 이어 수도권은 지난달 상승한 반면 지방은 내림세를 지속했다.
주택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월세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입주물량 확대 영향으로 지난 2분기 이후 점차 해소되며 하락폭이 줄었다. 올해 연간 신규주택(아파트 기준) 입주물량(39만8000가구)은 지난해(45만9000가구) 보다 적지만 예년 평균(2000~2014년 29만6000가구)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 기업 재무건전성 부채비율 낮은 수준...실적악화 우려 신용위험 가능성
기업 재무건전성은 부채비율 및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해 비교적 양호하지만 국내외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일부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대출(856조5000억원)은 중소기업대출이 증가세를 지속한 데다, 대기업 대출도 2분기 연속 소폭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3% 늘었다. 회사채는 견조한 투자수요로 순발행을 지속했다.
다만 올 들어 기업의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다소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업종 실적 하락으로 기업들의 지난 1분기 매출이 큰 폭 줄었다. 부채비율도 지난 1분기 기준 80.8%로 지난해 같은 기간(78.1%)보다 소폭 상승했다.
◆ '안전자산' 강화 채권 101억 달러 순유입...국고채 금리 큰폭 하락
자산시장의 경우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올 들어 큰폭 하락했다.
다만 지난달 하순 이후 낮은 금리와 채권 수급 부담, 대외적 리스크 완화로 상당폭 반등했다. 회사채 금리도 국고채금리 영향으로 지난 8월 중순 이후 반등했다.
주가는 미중 무역 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큰 폭 하락했다. 주가변동성지수는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상승했다가 이달 들어선 다소 하락했다.
상반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지난 8월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146억 달러 순유입됐다. 채권은 차익거래 유인확대와 안전자산 강화로 101억 달러 순유입됐다.
◆ 은행 자산건전성 양호...일부 부실 여신 정리 및 리스크관리 강화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 은행은 일부 대규모 부실여신이 정리된데다 경기둔화 우려에 대응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하락했다. 다만 금리하락에 따른 순이자 마진 축소 등으로 올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과 구조적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내렸다.
[표=한국은행] |
한은은 금융기관의 복원력이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복원력은 충격감내 능력을 나타낸다. 비은행도 상호금융, 여신전문회사 등 모든 업권에서 순자본 비율 등 지본적정성 관련 지표가 규제수준을 상호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외지급능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순대외 채권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4711억 달러(채권 9331억 달러, 채무 4621억 달러)로 올 상반기 중 36억 달러가 증가했다.
아울러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금융안정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상승하다가 8월 들어 주의단계(8∼22)의 하한을 소폭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자산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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