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상승률 -0.4%...단 직전월대비 상승추세
"마이너스 물가, 농산물 국제유가 등 기저효과 영향"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경기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연말부터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차관은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갖고 최근 물가동향을 비롯한 대내외 리스크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미중 무역협상 재개, 사우디 석유시설 복구 발표, 미국 금리인하 등으로 8월에는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하는 모습"이라면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절차 착수, 중국과 홍콩의 정정불안 등 변동성이 잠재해 있어 경계감을 늦추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김 차관은 우리나라 실물경제 역시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하방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17년 말을 기점으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가 본격적인 둔화하기 시작했고, 글로벌 통상마찰로 어려움이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용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8월 산업활동 지표가 증가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갖고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백진규 기자] |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통계 작성이래 처음이다. 이에 김 차관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8월 1.4%, 9월 2.1%로 높게 나타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연말부터는 물가상승률도 반등할 것"으로 봤다.
김 차관은 지난해의 경우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9월에만 14.9% 급등했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77달러로 상승했던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공급측 요인이 물가상승률 하락에 기여하는 효과가 8월 마이너스(-) 0.77%포인트(p)에서 9월 -1.01%p로 확대됐으며,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예년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면 9월 물가상승률은 1% 수준이었을 것"이라며 "또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교육 등 복지정책도 9월 물가를 약 -0.26%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재 물가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차관은 "9월 물가가 최초로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일각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한다"면서 "하지만 현 상황은 물가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상황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김 차관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로는 하락세지만 직전 월과 비교해선 8월 0.2%, 9월 0.4%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또한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하락 품목이 전체의 20~30% 수준에 머물러 예전 미국과 일본의 디플레이션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김 차관은 "최근 글로벌화, 기술발전, 유통혁신 등으로 전세계적인 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이 디플레이션 징후는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다만 세계경제 활력이 둔화한 만큼 한국은행과 함께 물가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확장적 거시정책을 지속하고 수출, 투자, 소비 활성화 대책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차관은 "최근 OECD의 세계경제 성장률 하향조정 등 경기둔화 우려가 경제심리 회복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정부정책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가 무엇보다 우선시된다"며 "정부도 국민과 소통하면서 성과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