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기업 투자도 꾸준히 늘려
日 전범기업 75개 종목 1조2300억 투자
사회적 해악기업 투자배제 제도 마련 필요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국민연금이 일본 전범기업, 가습기 살균제 기업 등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요소들을 무시하고 사회적 해악기업에 8조7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대안신당 장정숙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주범 기업인 옥시 레킷벤기저에 1546억원 주식을 투자한 이후 2017년 1831억원으로 18.4% 투자규모를 늘렸다.
또, SK 케미칼에도 2016년 1715억원 주식을 투자하고 2017년 2352억원으로 37.1%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가습기 살균제 기업 및 일본 전범기업 투자현황 [자료=장정숙 의원실] |
특히, 일본의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2018년 기준 75개 종목 1조230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기업과 일본 전범기업 등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요소들을 무시하는 투자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2016년 이후 국민연금은 관련기업 투자비중을 더 늘렸다"고 꼬집었다.
한편,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는 네거티브 스크리닝(부정 평가 기업 배제)을 도입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에는 아직 투자배제 리스트(사회적 해악 기업)가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7월 발표한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서 "책임투자 관련 정책과 지침이 없고, 기금운영본부 내 책임투자 적용을 위한 통합 프로세스가 부재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연기금 투자배제리스트 적용하는 나라는 네덜란드(APG), 미국(CalPERS), 캐나다(CPPIB), 노르웨이(NBIM) 등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네덜란드의 투자배제리스트에 3조1662억원, 노르웨이의 투자배제리스트에 4조2646억원 등 총 7조 4,308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정숙 의원은 “국민연금이 제대로 된 책임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판단이 많이 들어간 제도보다 사회적 해악기업에 대한 투자배제리스트 제도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