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찍은 영화 개봉을 앞둔 데다 신혼의 재미에 푹 빠진 덕이다. 요즘 그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 매일매일이 행복하다.
배우 이정현(39)이 신작 ‘두 번 할까요’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그의 첫 로맨틱 코미디인 ‘두 번 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현우 앞에 전 부인 선영이 옛 친구 상철과 함께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뤘다.
“코미디를 좋아하기도 하고 가벼운 역할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이 작품이 그랬죠. 재밌었어요. 회사(소속사)에 바로 하겠다고 하니까 창피하다고 6시간 후에 전화하겠다고 했죠(웃음). 현장도 생각처럼 너무 즐거웠어요. 처음 해보는 연기라 걱정도 됐는데 배우, 감독님 다들 좋은 분들이라 편했죠. 카메라 앞에서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어요.”
극중 이정현이 연기한 인물은 선영이다. 남편에게 패기 넘치게 ‘이혼식’까지 요구했지만, 막상 이혼하고 난 후 남편의 빈자리와 소중함을 느낀다.
“자존심이 굉장히 센 캐릭터에요. 남편이 이혼하자는데 본인은 싫으니까 그런 말도 안되는 제안(이혼식)을 한 거죠. 준비하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했어요. 코미디 영화라 톤도 다양하게 생각해 봤고요. 장르에 충실히 하려고 했죠. 사람들이 즐겁게 볼 수 있게, 사람들만 웃기면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이혼’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현장에만 가면 결혼이 하고 싶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두 유부남 권상우(현우 역)와 이종혁(상철 역) 때문이다. 매번 가족 자랑에 여념이 없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외로움이 사무쳤다(?).
“아시겠지만, 두 유부남이 가정에 굉장히 충실해요. 아들, 딸 바보에 아내에게도 잘하죠. 단톡방에도 계속 가족끼리 공원에 놀러 간 사진 올리고 그랬어요. 그걸 보면서 되게 외로웠죠(웃음). 한편으로는 저렇게 나만 생각하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겠구나, 나도 이런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는 곧 왔다. 촬영 중반쯤 우연히 소개팅 자리에 나가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 신랑은 3세 연하의 대학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두 사람은 1년간 교제 끝에 지난 4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정현은 “남편이 제 팬이더라. 앨범도 다 있었다. 저도 (신랑이)너무 좋았다. 행운”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결혼을 포기했었죠. 직업상 남자를 만날 기회도 없고 같은 연예인 만나기는 조심스러웠어요. 나이도 많으니까(웃음) 일만 하자 싶었죠. 근데 제가 아기를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지인이 소개팅해준 거죠. 너무나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어요. 지금까지 싸운 적도 없어요. 보자마자 너무 편했고 지금도 그래요. 매일이 고마워요.”
결혼은 배우 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심신이 안정되니 활동에도 더 활력이 생겼다.
“마음이 편해지니까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마침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도 계속 들어와서 결혼하고 벌써 두 편을 찍었어요. 가리는 장르, 캐릭터는 없어요. 감독님과 시나리오만 좋으면 출연하죠. 신인 감독님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다들 작품의 방향이 정확하게 있어요. 독립영화 역시 여전히 보고 있죠. 저를 다시 배우로 올라오게 해준 작품이잖아요.”
차기작은 영화 ‘반도’와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이다. 최근 유독 스크린에서만 활동해온 그에게 드라마나 가수 활동을 재개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이정현의 마지막 드라마는 2015년 방송된 ‘떴다!패밀리’, 앨범은 그보다 2년 앞선 2013년 발매한 스페셜 싱글 ‘V’(브이)다.
“드라마도 너무 하고 싶은데 안들어와요. 항상 기다려요. 아무래도 드라마는 대중하고 가까이 호흡한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어떤 캐릭터도 상관없이 찍고 싶죠. 음반은 팬들도 자꾸 내달라고 해요. 생각은 하는데 너무 큰 걸 바라니까 부담되죠. 다음엔 마이크 어디다 달고 나올까 하니까(웃음). 어쨌든 은퇴한 건 아니라 보고 있어요.”
jjy333jjy@newspim.com [사진=리틀빅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