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복잡, 북한이 협상재개 의지 보일 때까지 ‘대기 모드’”
크리스토퍼 힐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절반 넘어…지금 운전자는 북한”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협상 재개 의지를 볼 때까지 ‘대기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핵 문제는 북한이 실무협상 재개 의지를 보이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미네소타주로 떠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10.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세이모어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등 국내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시리아 철군으로 의회와 전문가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일단은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먼저 꺼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의 실무협상 복귀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대기 모드에 있다”며 “이 시기가 몇 주, 혹은 몇 달이 될 수 있고 북한이 제시한 연말 협상 시한도 진지한 것인지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북한이 계속 ‘평양 회담’을 제안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락하기 전까지 실무협상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침묵을 깰지 예측하기 어려우나 정치적 계산에 따라 평양 방문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와 주한미국대사 등을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고 말을 적게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자신의 업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할 것이며, 그 가능성은 50%가 넘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힐 전 차관보는 현재 북미 협상에서 운전석에 앉은 쪽은 북한이라고 표현했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큰 실험이 트럼프 대통령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북한은 잘 알고 있고, 대화 유지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스톡홀름 협상에서 내놓은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며 다음 단계를 구상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노퍼 선임연구원은 내년 11월 대선과 4월 한국 총선 결과에 따라 북미 관계가 달라질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 간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현 시점에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협상안을 마련하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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