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국가·정한중·김용민·이규원 상대 손배소 제기
윤 전 고검장 "심각한 명예훼손…국가에 불법행위 책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첫 재판이 25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정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5분 윤 전 고검장이 대한민국 외 3명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이 지난 2016년 10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정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오전 질의를 마치고 감사장을 나서고 있다. 2016.10.13. leehs@newspim.com |
윤 전 고검장의 소송 상대는 대한민국의 법률상 대표자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정한중 과거사위 위원장 대행, 주심위원인 김용민 변호사,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조사 실무를 맡은 이규원 검사 등이다.
통상 민사소송은 당사자 출석 없이 진행돼 이날 변론에는 대리인들만 출석했다.
윤 전 고검장 측은 피고 측에 의혹 제기의 판단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윤 전 고검장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진상조사단 조사 기록과 보고서, 과거사 심사위원회 보고서 및 결재 과정, 심의위원회 의결 내용, 보도자료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무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조직인 과거사위가 실체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사실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가는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변호사 측 변호인은 조사단이나 과거사위의 발표는 충분한 근거에 기반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윤 씨와 윤 전 고검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조사를 하지 않는 검찰을 향해 수사를 촉구한 것이라며 허위사실로 단정해 발표한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과 이 검사 측은 언론 브리핑 등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 위원장의 변호인은 문제가 된 내용은 과거사위 위원들이 기자들과 이야기하다 나온 것으로 정 위원장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 측 변호인 역시 이 검사는 대검 조사단 일원으로 과거사위의 언론 브리핑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 측에 피고인들이 제출해야 할 자료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에 따르면 과거사위는 지난 5월 29일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전 고검장이 윤 씨와 만나 골프·식사 등을 같이 하거나 별장에 간 적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수사 지휘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윤 전 고검장은 과거사위 발표 다음 날인 30일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 관계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6월 4일 수사 결과 발표에서 윤 전 고검장과 윤 씨 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고검장은 같은 달 14일 5억원을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윤 전 고검장의 또 다른 손해배상 소송이 현재 같은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앞서 JTBC는 3월 18일 윤 씨가 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윤 전 고검장과 친분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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