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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아베 만남' 한일 온도차 "뚜렷"...관계 개선 멀었다

기사입력 : 2019년11월07일 15:53

최종수정 : 2019년11월08일 10:19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태국에서 약 13개월 만에 마주 앉았다. 비록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초 예정에 없었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나눴고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 한일 정상은 양국 관계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아세안+3 정상회의 전에 11분간 환담했다. [사진=청와대] 2019.11.04 dedanhi@newspim.com

"대화 재개 위한 의미 있는 만남" 평가

하지만 이번 만남에 대해 양국은 온도차를 드러냈다. 일단 이번 만남에 대한 표현 방식에서부터 차이를 나타냈다.

한국 측에서는 양 정상의 만남을 '환담'이라고 표현했다. 환담의 사전적 의미는 '정답고 즐겁게 서로 이야기함'이다. 또 '11분 동안 환담했다"며 정확하게 시간을 밝혀 이번 만남이 갖는 의미를 무겁게 다뤘다.

반면 일본 측은 '대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대화의 사전적 뜻은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다. 환담에 들어 있는 '정답고 즐겁게'라는 뜻은 가지고 있지 않다. 만난 시간에 대해서도 "약 10분간 대화했다"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며, 한국과는 차이를 드러냈다.

만남의 성과나 주고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양측의 시각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한국은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5일 태국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자신의 SNS에 전날 아베 총리와의 만남을 언급하며 "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이 말한 고위급 협의에 대해 "한일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만남 자체도 한국 측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먼저 정상들의 대기 장소에 있다가 각국 정상들이 와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그 자리에 아베 총리가 들어온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잠시 앉아 이야기하자고 권하면서 11분 간 이야기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3일 아세안+3(한중일) 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만찬 전 기념촬영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일본 정부의 원칙적 입장 전달"에 방점

반면, 일본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전달했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제법에 명확히 위반된다고 지적하며, 한국 측에 시정을 요구하는 일본의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5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며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변화는 없으며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담(대화)이 이루어진 것 자체에 대해서도 "대기실에서 악수를 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아 대화하게 됐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했다'는 한국 측 발표와 차이가 있다는 질문에는 "한국 측 발표에 대한 코멘트는 삼가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도 "10분간 말을 주고받은 것으로 그렇게까지 큰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고위급 협의' 제안에 대해서는 "협의의 레벨 문제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사히신문은 5일 "대화 후 한일 양 정부의 발표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쪽에서는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에게 양보로 비쳐질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문 대통령은 '일본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들이 얘기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여러 가지 선택지를 생각할 수 있다'며, 대화를 계속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법으로 제시했던 '1+1안' 외의 방안도 유연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방콕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日·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2019.11.05 goldendog@newspim.com

지소미아 종료 임박에도 태도 변화 없어

오는 23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임박해 왔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하는 태도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오히려 최근 들어 한국 정부가 일본과 대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지지통신은 5일 "최근 한국이 대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대화도 한국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며 "그 배경에는 지소미아 종료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한미일 안보 협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미 정권의 의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정상회담을 희망하는 친서를 전달하는 등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책임을 떠안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고 부연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할 경우 그 대가로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스가 관방장관은 6일 "한국 정부 내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는 대신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나아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지역 안보 환경을 완전히 오인한 대응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강력하게 요구해 나갈 것"이라며, 지소미아 협정 계속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은 지소미아 파기를 내세워 일본에 압력을 가하고 양보를 이끌어낼 심산이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국보다 먼저 발표하는 등 일본은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위기 대응에 문제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전 자위대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은 5일 안보 관련 심포지엄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의향을 따르는 것"이라며 "한미일 공조에 매우 좋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한일 관계 개선의 길은 요원한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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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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