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볼리비아에서 대선 결과를 두고 반정부 시위대와 여당 지지자들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시위 현장에서 학생이 사망한 데 이어 여당 소속 여성 시장이 시위대에게 집단 공격을 당했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중부 소도시 빈토의 파트리시아 아르체 시장이 반정부 시위대에 맨발로 끌려가 강제 삭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살인자'라고 소리치며 아르체 시장의 온몸에 붉은 페인트까지 부었고 강제로 사직서에 서명하게 했다. 또한 시위대는 시청사에 불을 지르고 창문을 깨뜨렸다.
볼리비아 중부 소도시 빈토의 파트리시아 아르체 시장이 반정부 시위대에 공격을 당한 후 경찰에게 구출돼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위대가 이처럼 분노한 이유는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 지지자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속한 학생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반정부 시위대는 학생 사망의 책임을 아르체 시장에게 돌렸다. 아르체 시장이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자들을 집결시켜 자신들이 세워 놓은 봉쇄망을 무너뜨리려 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아르체 시장은 집권 여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이다.
아르체 시장은 경찰에 구출돼 인근 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이번 공격에 가담한 시위대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아르체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잔인하게 납치됐다"고 말했으며,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은 "민주주의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파시즘이 나타나고 있다"고 규탄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0일 실시된 대선 이후 개표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반정부 시위대와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최종 집계 결과로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야당 후보자를 10%포인트 앞서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1차 투표 후 개표가 돌연 24시간 중단된 후 모랄레스 대통령의 압승으로 나오자 야당에서는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열렸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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