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그간 화교에는 벌금형 정도에 그쳐…돌연 단속 강화
주민 소식통 "화교 사회, '中과 관계 좋은데 왜냐'며 불안감 고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펴고 있는 북한 당국이 최근 화교 가족을 불법휴대전화 통화 혐의로 교화소에 수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한 화교의 가족이 불법휴대전화 통화를 했다는 이유로 교화소에 수감하는 등 '중국 화교의 가족일지라도 외국과의 불법전화 통화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휴대전화 내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10월 중순 온성군에서 한 화교의 아내가 불법전화 통화죄로 교화형에 처해진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며 "그동안 화교의 직계가족들의 경우는 불법 손전화를 사용하다 걸려도 벌금 정도에 그치던 사법당국이 엄중 처벌 경고를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온성군에서 교화형에 처해진 화교의 배우자는 중국국적의 화교와 결혼한 30대 후반의 조선 여성"이라면서 "그는 남편이 화교라는 조건을 이용해 중국과의 손전화 통화를 자유롭게 하면서 송금브로커 일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지금까지 국경 연선 통제와 불법 손전화 단속이 강화될 때마다 주민들은 일제히 불법 전화를 감추고 외국과의 통화를 전면 중단했었다"며 "하지만 이 여성은 화교 담당 외사과 보위원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며 탈북가족들의 송금 브로커 활동을 자유롭게 해왔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이 화교의 배우자는 이전에도 수차례 불법전화감청에 걸렸지만 그때마다 고액의 인민폐를 뇌물로 바치고 아무 일 없는 듯 무마할 수 있었다"며 "이 때문에 온성 주민들 속에서는 화교가족이 보위부와 짜고 돈벌이를 한다는 말이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뒷빽(보위부)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진 한 화교의 아내가 국경전화감청에 걸려들었는데 주민들은 이번에도 벌금형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세 달간에 걸친 국가보위부와 도보위부의 합동조사 끝에 화교의 아내는 7년 교화형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요즘 사법당국이 화교들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해 화교들의 중국방문 비자와 국경여행증명서 발급을 까다롭게 하면서 화교들의 출국에 제동이 걸렸다"며 "많은 화교들이 출국 비자를 받아 중국에 나가 여러 업종에서 일을 하거나 보따리 무역으로 돈벌이를 해왔는데 화교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 막히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교들에 대한 통제와 단속이 요즘처럼 심한 적은 일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과 관계가 아주 좋은 이 시기에 보위성이 앞장서서 화교들을 압박하는 이유를 알 수 없어 화교사회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