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데없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올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미국 내 관계자들이 진땀을 빼야 했다고 14일(현지시각) CNN이 보도했다.
매체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위협 및 동맹인 한국과의 긴장 해결 등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미 의회 관계자들과 한국 전문가들은 한국과의 동맹 균열의 책임이 터무니없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에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미 의회 보좌관과 행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요구 금액을 50억 달러로 올렸고, 이후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이 47억 달러로 내리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난데없이 해당 금액을 요구하는 바람에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이 여러 근거를 동원해 금액을 정당화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해당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군 주둔 및 준비 태세는 물론 하수처리 등 광범위한 사안들을 비용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미 순환병력 및 장비에 대한 비용 역시 한국에 부담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분담금 증액 요구로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좌절하는 한편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가 깊어졌다고 전했다.
더불어 과도한 분담금 증액 요구는 한국을 자극해 한국 지도자들이 동맹에 대한 미국의 헌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으며, 또 요구받은 금액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질지 여부도 궁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미국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이 "굉장히 언짢은 상황"이라면서 "사람들이 미국이 동맹이 맞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역시 지나친 요구 금액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위한 구실로 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보호자, 동맹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는 것이 중대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외교 관계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