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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생명, 사상 '첫' 순이익 목표치 하향...내년 30% 낮춘 7천억

기사입력 : 2019년11월20일 15:28

최종수정 : 2019년11월20일 16:22

저금리·IFRS17 준비 탓 마진 하락 본격화
"중소형 보험사도 순이익 하향 조정 예고"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삼성생명이 사상 처음으로 내년 순이익 목표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경영목표를 설정할 때 통상 목표치를 낮추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이 같은 목표설정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저금리로 인한 이차역마진 확대와 함께 새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여파가 본격화 된다는 신호로 업계는 분석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2020년 당기순이익 목표를 7000억원 미만으로 설정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768억원이다. 결산 시점에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약 4000억원 전입될 것으로 보인다. 즉 당기순이익에서 전입액만큼이 줄어든다. 올해 결산시점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1조원을 소폭 밑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내년 당기순이익 목표치는 계열사 지분·부동산 매각 등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로 전해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 내년 당기순이익 목표를 이사회 등에 올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순이익 목표가 올해보다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내년에도 하락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기에 보수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삼성생명 당기순이익 추이 2019.11.20 0I087094891@newspim.com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전입액 증가 ▲이차역마진 확대 등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당기순이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회계연도 기준)은 ▲2012년 9328억원 ▲'13년 9354억원 ▲'14년 1조1311억원 ▲'15년 1조839억원 ▲'16년 5725억원 ▲'17년 9407억원 ▲'18년 1조7978억원이었다. 대부분 1조원 내외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급락했던 2016년은 시장금리가 대폭 하락한 탓이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9월말 채권금리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2016년9월 채권금리(10년물)는 1.512%로 전년(2.216%) 대비 0.704%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으로 당기순이익 중 약 4000억원이 빠져나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시장금리 하락은 이차역마진을 확대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부채(책임준비금) 부담이율은 4.34%인 반면 운용자산이익률은 3.43%로 0.91%포인트의 이원차스프레드가 발생한다. 220조원에 달하는 부채규모를 감안할 때 연간 2조원의 이차역마진이 발생하는 셈이다. 시장금리가 올해 대비 0.1%만 낮아져도 삼성생명은 약 2000억원의 이차역마진이 확대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내년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은 시장 성장성은 결여된 반면 금리 하락 등 시장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는 탓"이라며 "자본력이나 시장지배력이 좋지 않은 중소보험사들은 내년 순이익 목표를 설정하는데 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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