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많은 분들이 절 봤을 때 '기분 좋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지난 4월 종영한 OCN '빙의' 이후 8개월 만. 길다면 긴 공백을 깨고 배우 고준희가 대중 앞에 돌아왔다. 드라마 방영 도중 하루아침에 루머에 휘말리면서 뜻하지 않는 휴식기를 보낸 그. 최근 새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준희 [사진=마운틴무브먼트] 2019.12.04 alice09@newspim.com |
"인터뷰하기 며칠 전부터 잠을 못 잤어요. 원래 위염이 있는데 아무것도 못 먹겠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걸로 푸는 스타일인데, 음식이 안 들어갔어요. 저도 모르게 부담이 됐나 봐요. 소속사 대표님이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주셨는데 좋아요(웃음)."
고준희는 드라마 '빙의'로 시청자와 만나던 중 루머에 휘말렸다. 지난 3월 가수 승리, 정준영 등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여배우 A씨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후 고준희는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때 뉴욕에 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루머의 주인공으로 지목됐어요. 저는 피해자인데, 저한테 물어보고 해명하라더라고요. 뭘 알아야 해명을 할 텐데…. 가해자들에게 물어봐야지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고, 너무 답답해 죽을 것 같았어요. 무대응이 최선이라는 말을 믿었지만 아니었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약속됐던 드라마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어요. 가장 고통 받은 건 제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이었어요. 가족과 동료들이 고통 받는 걸 보고 용기를 냈죠. 앞으로도 틀린 건 바로잡을 거예요."
올해는 고준희에게 유독 힘든 해였다. 피해자임에도 대중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고, 그로 인해 스케줄은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고준희는 "성숙해질 수 있었던 한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준희 [사진=마운틴무브먼트] 2019.12.04 alice09@newspim.com |
"제가 저한테 '준희야, 너 좀 성숙해진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냥 좋은 일이 있으려고, 잠깐 쉬어가라고 이런 상황을 한 번 주셨다고 생각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썼죠. 예상치 못한 일은 누구나 한 번쯤 겪잖아요. 계획됐던 수많은 일들이 물거품이 됐을 때 당사자인 저는 얼마나 속상하고 답답했겠어요. 그래도 애교 없는 딸이 이번 사건으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그야말로 올해는 다사다난했어요."
고준희는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첫 공식 활동으로 봉사에 나선다. 무료급식과 더불어 독거노인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일 예정이다. '봉사'는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고준희의 설명이다.
"머리로는 항상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죠. 엄마랑 봉사를 나가자고 예전부터 말은 했는데 뭐든 실천으로 이어지는 게 어렵잖아요(웃음). 회사에서도 봉사 얘기를 하기에 너무 좋았죠. 돈으로 누군가 돕는 것도 좋지만 제가 직접 가서 움직이고 싶더라고요. 저희 외할머니도 초등학교 배식봉사를 하시는데, 아이들한테 좋은 에너지를 받고 오신대요. 당연한 일을 하는 건데, 이런 얘기도 뭔가 쑥스럽네요. 하하."
패션‧뷰티 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고준희가 화보가 아닌 봉사를 첫 공식일정으로 시작한 것은 개인적인 바람이 크게 작용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준희 [사진=마운틴무브먼트] 2019.12.04 alice09@newspim.com |
"사실 뷰티 플랫폼 쪽에서도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직업이 배우니까 본업에 충실하고 싶더라고요. 저는 인플루언서가 아니기에 시작을 유튜브나 화보로 하는 건 아닌 것 같았어요. 또 회사에 들어와 첫 일정이 공항패션이 되고 싶지 않았고요.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나가려고요. 급하지 않으니까요. 나중엔 예능도 나가보고, 뷰티 프로그램 MC에 도전하려고 해요. 울렁증이 심하지만 하나씩 극복해 나가야죠."
고준희가 세운 우선순위 중에 1순위는 당연히 본업인 '연기'다. 배우로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은 게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이다.
"제 직업이 배우인거지,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연기가 좋아서 한 거지,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도 않죠. 지금처럼 즐기면서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를 보면 '기분 좋다' '좋은 에너지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더할나위 없겠죠."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