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10월 소비지출이 11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비세 증세 여파와 잇따른 태풍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6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10월 가계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은 27만9671엔으로 전년 동월비 5.1% 하락했다. 감소폭은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올랐던 지난 2014년 4월(4.6%감소)보다 컸다. 니혼게이자이신문 QUICK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중간값(3.0%감소)도 웃돌았다.
지난 10월 1일 일본의 소비세 증세를 앞두고 가게 안에 '소비세 8%에서 10%로 인상'을 알리는 전단지가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항목별로 살펴보면 식료품이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리면서 생활과 밀접한 일부 품목은 기존 세율을 유지하는 '경감세율'을 도입했다. 가계조사에 따르면, 이 경감세율에 해당되지 않는 외식과 주류에선 소비 하락이 두드지게 나타났다.
교통·통신은 6.3% 감소했다. 특히 통근·통학 정기권과 타이어 등에서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 품목들은 소비세 인상 직전인 9월에 사재기 수요가 강하게 나타났던 품목이다.
가전·가구 소비가 16.3%로 큰 폭 하락했다. 전기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등 내구성 소비재 외에도 세탁용 세제, 화장지 등 비축이 가능한 품목에서도 소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보건의료품에서도 기저귀와 콘택트렌즈 세정액, 영양제 소비가 급감했다.
지난 2014년 4월 증세 당시 일본의 개인소비는 4월에 이어 5월에도 8.0% 감소하는 등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경제 둔화로 외수에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수의 핵심인 개인 소비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경기 하락 압력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다만 소비세 증세 외에도 기후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19호 태풍 하기비스 등 자연재해로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 담당자는 개인소비의 기조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며 "이번의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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