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단계' 무역합의 체결에 있어 미국과 중국이 협상 난관에 부딪쳤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양국 간 신뢰 부족이 합의 체결을 방해하고 있다는 전 미 국무부 관리의 주장이 나왔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중국 하이난성 산야의 한 경제 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SCMP와 인터뷰에서 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마무리 지어야할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양측은 "산더미 같은 불신"이 있다고 경고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불신은 협상에서 제거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라며 "중국은 자신들이 의존할 수 없는 합의이기 때문에 실제로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중국 역시 신뢰성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의한 합의가 향후 변경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고 미국은 자신들이 제안한 것이야 말로 지속적으로 지켜질 것이란 것을 중국에 납득시키는 것이 큰 문제일 것이라는 게 힐 전 차관보의 주장이다.
SCMP에 따르면 양국 관리들은 미국이 156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 시행일(오는 15일)을 앞두고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 물밑 교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1단계 무역합의가 15일까지 최종 도출되기 어렵다면서도 미국은 추가 관세를 시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국은 지난 10월 10, 11일 고위급 협상을 통해 '1단계' 무역합의에 잠정적으로 합의했지만, 이후 세부적인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1단계 무역합의는 중국이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고, 미국은 지난달 15일 예정됐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25→30%)을 보류하는 선에서다. 하지만 이후 양측은 정상간 서명을 위한 세부협상에서 갈등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미국산 농산물 구입 규모를 합의문에 적시하길 꺼려 하고 있고 미국은 점진적으로 기존 관세를 철회해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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