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7시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농성
동료 의원 약 30명 가량 함께 동참, '자발적 참여' 속 합류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7시께 무기한 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날 밟고 가라!'는 백드롭을 들고 나왔다. 그만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을 저지하는데 필사적인 투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황 대표는 이날 빨간색 넥타이를 한 채 양복 차림으로 농성장에 입성했다.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 듯 표정은 다소 굳은 상태였다. 그는 본회의장 바로 앞에 마련된 장소에 여러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으며 마이크 앞에 섰다.
황 대표는 지난 10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집권 여당이 강행 처리한 예산안에 관해 얘기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어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가 반의회주의 세력에 의해 유란 당했다"며 "근거없는 4+1 협의체를 만들어 국민들이 피땀 흘려 벌어서 낸 세금으로 이런 짓을 했다"고 흥분 섞인 고성을 내뱉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2대 악법 철회·문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2019.12.11 kilroy023@newspim.com |
황 대표는 이어 "512조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못된 정치 야합의 뇌물로 악용됐다"며 "이는 한마디로 국민과 제1야당을 향한 선전포고이자 국정농단 3대 게이트 의혹을 덮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도 자기들 마음대로 강행 처리하겠다고 도발하고 있다"며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아니라 정권의 안위를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같은 '반의회민주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황 대표는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백드롭에 적은 말처럼 '날 밟고 가라'는 의미인 셈이다.
황 대표는 "이 정부의 반민주 폭거를 막아내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민주주의의 버팀목이 되어야 할 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심재철 원내대표도 황 대표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는 "패스트트랙에 태운 연동형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 처리를 위한 문재인 정권의 독재 열차가 국민을 패싱하고 마지막 가속 패달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신호도 경고도 무시한 친문(親文)농단과 예산 농단, 친문 호위부와 의석 나눠먹기 야욕은 정권 몰락의 가속패달이 될 것"이라며 "위선과 거짓으로 아무리 정권의 치부를 덮으려 해도 진실은 거짓을 이기고 만다"고 꼬집었다.
심 원내대표는 이어 "이제는 국민과 함께 더 치열하고 끈질기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정권의 위선을 벗겨내고 친문농단 게이트의 실체를 밝혀내겠다"고 거듭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2대 악법 철회·문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2019.12.11 kilroy023@newspim.com |
이날 황 대표의 농성 돌입에 힘을 보태기 위해 약 30여 명의 동료 현역 의원이 함께 했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의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황 대표를 제외하고 심재철·김재원·이주영·신보라·윤종필·이채익·정양석·김기선·주호영·김종석·김석기·곽대훈·이장우·정점식·박대출·곽상도·최연혜·백승주·임이자·송언석·박덕흠·윤영석·정태옥·김상훈·윤재옥·장석춘·김한표·성일종·정우택·추경호·김명연 의원 등이다.
이외에도 황 대표가 무기한 농성 돌입을 위한 모두발언을 하는 중간에 몇몇 의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황 대표가 국회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것은 지난 달 28일 청와대 분수대 앞 천막에서 단식투쟁을 끝낸 지 단 13일만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는 단식 이후로도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채로 다시금 야외에서 농성에 돌입하는 것이다.
jellyfi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