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관세 철회 및 농산물 수입을 골자로 한 이른바 '스몰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앞서 미국이 기존 관세 인하 및 15일 추가 관세 철회를 중국에 제시하며 미국산 농산물의 대량 구매를 요구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이어 나온 소식이다.
미국과 중국 국기 및 통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도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추가 관세 시행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커다란 협상 진전이 이뤄진 셈이다.
중국 역시 협상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는 소식에 시장 전문가들은 1단계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에 크게 무게를 실었다.
지난 2018년 12월 양국 정상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무역 휴전 및 협상에 동의한 이후 가장 커다란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원칙적인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3600억달러 물량에 시행중인 각각 25%와 15%의 기존 관세를 최대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한편 15일로 예고된 1560억달러 물량에 대한 15%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중국 측에 제시했다.
관세 철회 없이 1단계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중국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농산물 대량 구매를 요구한 것.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에 구체적인 농산물 수입 규모와 향후 매입 일정을 합의문에 적시할 것을 제안했다.
또 매 분기마다 점검을 실시해 중국이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관세를 현 수준으로 다시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합의문의 구체적인 내용과 문구에 대한 조율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원칙적인 합의는 이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고위급 정책자들과 백악관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무역 합의와 관한 회의를 진행 중이다.
주요 외신은 이르면 이날 고위급 회의 이후 관세 양보 및 원칙적 합의 소식이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국의 이른바 스몰딜은 연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부담과 탄핵 정국의 이중 압박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관세에 대한 통 큰 양보는 최근 5일 사이에 결정, 중국 협상 팀이 전달됐다. 추가 관세 시행을 코 앞에 두고 막판 극적 타결을 시도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굿딜'이 아니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1단계 합의가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포함한 고위 정책자들 역시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딜을 이끌어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교착 국면에 빠졌던 스몰딜의 돌파구가 마련된 만큼 내년 경기 하강 압박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합의안 이행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농산물 수입이 미국의 요구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관세 전면전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의 국내 기업 보조금 제도와 IT 기술 강제 이전 등 통상 시스템을 둘러싼 2단계 협상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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