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리스크 여전히 남아…M&A 성과창출·글로벌 사업확대 과제
조용병 "법적 리스크 충분히 소명…신뢰·개방성·혁신 전략 제시"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3년간 굵직한 인수합병(M&A) 성공, 비은행 사업 강화 등 경영성과를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연임으로 경영 지속성을 갖게 됐지만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법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M&A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이익 확대라는 과제도 풀어야 한다. 2017년 회장 취임 후 내세웠던 목표를 넘어 '자기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다.
13일 신한금융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신한금융지주회사 본사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조 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만장일치로 조 회장을 추천하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이유로 꼽았다. 1등 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대응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지난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M&A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그 결과 KB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했다.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금융지주 중 가장 균형잡힌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파생상품을 자제했고, 오렌지라이프 인수에서도 염가매수차익을 계산하지 않는 등 건전하게 운영하면서도 경영성과를 올렸다"며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췄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
다만 법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오는 18일 검찰 구형 이후 내년 1월 중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최종 판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법적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실형을 받게 되면 경영 불활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구속될 경우 최고경영자(CEO)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법적 리스크는 그룹의 경영안정성과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정 구속이라는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사회가 임시주총을 소집해 회장을 다시 선임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1년간 재판에 성실하게 임했고 충분히 소명했다"며 "지금은 자숙하는 자세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 2기'를 맞아 M&A 시너지 본격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초저금리 시대에 글로벌 경기둔화까지 겹친 상황에서 그룹의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져야 한다.
우선 오렌지라이트와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해야 한다. 신한금융은 내년 초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화하고 내후년 신한생명과 합병할 계획이다. 영업 채널이나 조직 문화가 다른 금융지주 계열과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결합을 잡음 없이 끝내야 한다. 보험업황 둔화를 극복하고 합병 시너지를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조 회장은 "16개 자회사에 5개의 매트릭스 조직을 갖고 있는데 전략 믹스를 잘 해야 한다"며 "은행과 비은행을 아울러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밖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 그룹 전체 이익에서 글로벌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7%에서 지난해 10.8%로 늘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제시한 목표인 20%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내 금융사들과 경쟁이 치열한 신남방국가를 넘어 지역별로 사업을 확대해야 진정한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진정한 글로벌은 채널도 중요하지만 고객 자산과 고유 자산을 확대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포함해 글로벌 전략을 보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경영 비전으로는 신뢰·개방성·혁신을 제시했다. ▲고객과 사회, 주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 ▲외부 인력 영입이나 전략의 개방성 ▲조직혁신을 세 축으로 그룹을 경영하겠다는 것.
한편 조 회장은 오는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