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미 합의한 통상임금 재교섭 검토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기아자동차 노사가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가 사측과 이미 합의한 통상임금에 대해 재교섭 등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져 임단협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아차 노조가 전체 조합원 2만9370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반대 56%(1만5159명)로 나왔다.
기아차 노사가 지난 10일 16차 본교섭에서 마련한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 및 격려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이다. 이는 앞서 타결된 현대자동차 수준이다.
부결 사유는 성과 및 격려금을 현대차 보다 더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사가 연내 임단협을 타결하려면 늦어도 다음주까지 추가 협상을 마쳐야 한다.
또 최준영 대표이사는 지난 3월 통상임금 확대소송에서 사측이 패소하자 노조와 보상을 합의했다. 이후 지난 10월 26대 집행부로 새로 선출된 최종태 노조위원장이 통상임금 합의와 별도로 추가 보상 요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까지 겹쳐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
무엇보다 노무 담당인 최준영 대표이사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노무 전문가로, 2012년부터 노무지원사업부장 맡아 2018년 7월 기아차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4년부터 기아차 사장을 맡고 있는 박한우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다. 박 대표이사는 현대차 최고재무관리자(CFO), 기아차 재경본부장 등을 거친 그룹의 재무통으로, 기아차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 임원은 "예상과 달리 기아차 임단협이 부결되면서 최준영 대표이사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들어 수시 인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달 초에는 하언태 울산공장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이영규 현대·기아차 홍보실 전무를 부사장으로 발령하는 등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형근 전 기아차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고, 최근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도 퇴임했다. 우 전 부회장은 철강전문가로 현대제철에서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이들 '전직'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망이 두터웠으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체제에서 '용퇴'를 결정했다.
때문에 그룹 일각에선 연말 인사 때 사장급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경영진 변수가 많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룹의 한 인사는 이를 '내홍'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사 추가 협상 일정이 아직 안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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