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와 관련해 양국 간 대화를 거듭한다면 재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는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전날 도쿄 경제산업성에선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열렸다. 한국에선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국장, 일본에선 이다 요이치(飯田 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참석해 양국 간 현안해결을 논의했다. 다만 오랜 대화에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른 시일 내 서울서 8차 대화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좌)이 16일 일본 경제산업성 제1특별회의실에서 이다 요이치(飯田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 NHK에 따르면 가지야마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료회의(국무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전날 열린 정책대화와 관련해 "내용이 진전됐는지 여부가 아니라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요구한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조치 철회에 대해선 "대화를 거듭해 간다면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오늘 시점에서는 아직 그런 상황이 되진 않았다"고 말해 한국의 관리 체제 개선 상황을 점검해 향후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책대화는 오는 24일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진행됐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던 수출규제 문제에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다만 정책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수출관리는 애당초 상대국과 협의해 결정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는 등 이날 대화가 수출규제 강화조치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했다.
양국은 당초 종료 예정시간(오후 5시)을 3시간 반 가량 넘길 정도로 장기간 협상을 이어갔다. 대화에선 양국의 무역관리 관련 법 제도나 운용상황, 향후 추진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했다. 양국은 대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가까운 시일 내 서울에서 8차 대화를 연다는데 합의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정책대화에 참여했던 이다 무역관리부장은 이날 8차 대화 개최 시기에 대해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연내 개최 가능성도 부정하진 않았다.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지난 2008년 이후 6차례 열렸지만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지난 2016년 6월 이후 중단됐다. 일본은 지난 7월 군사전용 우려가 있다며 반도채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8월에는 수출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한국은 일본의 조치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반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강경 조치를 잇따라 실시했다. 이후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지소미아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과 정책대화 재개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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