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환경오염 사망자 5만 명…공기오염 사망자가 절반
전문가 "北 높은 석탄의존도·민둥산, 공기오염 악화 요인"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에서 공기 오염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환경개선을 위한 국제 연구기관인 세계보건오염연맹(GAHP)이 지난 18일 발표한 '2019 환경오염 및 건강 보고서(2019 Pollution and Health Metrics)'를 인용해 "북한은 인구 10만 명 당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인도,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9월 19일 단풍이 물들어가는 평양 시내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photo@newspim.com |
연맹이 세계보건기구(WHO) 등 관련 국제기구들의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 한 해 각종 환경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총 5만1391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공기오염 사망자가 3만8768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특정 직업에 의한 사망자가 7804명, 납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441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수질 오염에 따른 사망자는 404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담당한 세계보건오염연맹의 잭 카라바노스 연구원장은 "석탄 사용을 점차 줄이는 선진국들과 달리 북한은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높다"며 "이것이 북한 공기오염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연료는 여전히 석탄이고 사실 북한은 더 많은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며 "석탄 연소로 배출된 이산화탄소 등은 폐암과 심장병 등을 유발시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산림훼손이 심해 민둥산이 많은 점 역시 공기 오염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산업 구조 특성상 중공업 비율이 높아 관련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들이 사망하는 일이 많다"고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오염연맹의 레이첼 쿱카 사무총장 대행은 "북한 환경오염 개선을 위해 연맹이 WHO와 같은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환경 오염 실태에 대해 연구와 조사를 지속하는 한편 해결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연맹과 협력기관들은 내년 3월이나 4월쯤 환경 오염 개선으로 인한 보건 관련 이점을 살펴보는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실현 가능한 해결방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북한 정권의 특성상 환경 오염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며 "국제 기구를 중심으로 북한에 환경 개선과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