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지난 25년간 전세계의 바둑판을 휩쓸었던 이세돌이 고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한돌과의 은퇴 최종 대국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세돌은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AI 한둘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했다.
지난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좋는 접바둑으로 불계승을 거둔 이세돌은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맞대결을 펼쳤으나 122수 끝에 불계패를 당했다.
치수가 다시 2점에서 덤 7집반으로 조정된 이날 최종 3국에서 이세돌은 '나 다운 바둑을 두겠다'고 선언하며 심혈을 기울였으나 AI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한돌과의 마지막 최종 대국에서 패배했다. [사진=정윤영 기자] 2019.12.19 yoonge93@newspim.com |
이날 이세돌은 1국과 마찬가지로 세 귀를 점했고, AI 한돌은 소목에서 두 칸 벌리며 출발했다. 이세돌은 자신의 스타일 대로 우하귀에 파고들며 초반부터 공격적인 수를 펼쳤다.
우하귀 접전에서 이세돌은 패배할 위기에 빠지기도 했으나, 2선에서 붙이는 '묘수'를 발휘해 대마를 살려냈다. 그러나 이 과저에서 하변 5점이 잡히는 손해를 입었고, 승률 그래프가 30%까지 떨어졌다.
한돌은 우하귀에서 득점을 올린 뒤 우변과 우상귀를 정리, 좌상귀의 3·3을 파고들어 다시 집을 챙겼다. 세 귀를 돌아가며 실리를 가져간 한돌은 90여수쯤에 이르러 좌상귀에 이어 상변마저 파고들자 승률 그래프는 50%가 넘어섰다.
형세가 불리해진 이세돌은 상변에서 패를 걸었다. 패싸움은 하변으로 이어졌고, 이세돌은 하변 백돌을 차단하기 위해 마지막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한돌이 행마를 하며 포위망에서 벗어나자 이세돌은 돌을 던지고 항복을 선언했다.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이세돌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18차례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세돌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을 벌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인 이세돌은 자신의 은퇴 대국도 국내 최강의 인공지능과의 대결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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