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8월) 대비 상환·발행량 급증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및 홍콩시위 등으로 주춤했던 파생상품시장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홍콩시위에도 불구하고 항셍지수(H지수)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상환 및 발행량이 크게 증가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ELS(ELB 포함) 발행량은 6조8027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5조3566억원 대비 26.9%나 늘어난 규모다. 상환액도 크게 늘었다. 11월 ELS 상환액은 10조2256억원으로 전월 5조4173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발행하는 ELS는 지수의 등락을 추종하는 지수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상품이 주를 이른다. ELS는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한 증권으로 대표적인 중수익·위험 상품이다. ELS의 상품구조는 3년 만기로 발행되고 6개월마다 중간평가를 해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중도 상환되도록 한다.
홍콩H지수는 중국본토기업이 발행했지만 홍콩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주식(H-Shares) 중 시가총액, 거래량 등의 기준에 의해 분류한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최근 이 H지수는 홍콩의 반중 시위가 격해지면서 주춤거렸다. 무력시위가 격화된 7월과 8월 홍콩H지수는 1만선이 지난 8일(종가 9832포인트)과 13일(9846포인트) 두 차례나 붕괴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홍콩H지수를 담은 ELS의 상황 및 발행량도 줄어들었다. 실제 지난 8월에는 ELS 발행량이 4조9361억원으로 전달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8월 상환량도 4조9146억원으로 전달대비 절반으로 감소한다. 하지만 최근 홍콩H지수는 최근 안정화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일에는 1만1030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인해 감소했던 파생결합증권(DLS)도 소폭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DLS(DLB포함)의 발행금액은 2조9669원으로 DLF사태가 터진 지난 8월 대비 약 2배가 증가했다. 상환액도 2조9834억원으로 전월 2조8651억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DLF 사태가 터지면서 3조원 수준의 발행량은 9월 1조3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DLS는 주식, 주가지수, 신용, 실물자산, 통화 등의 기초자산 금리가 특정 기간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지 않으면 약정 수익률의 환급금을 지급하고,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을 손해 보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ELS와 DLS 등 파생상품의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시장의 발행 회복세가 나타났다"며 "실제로 ELS에서 녹인(Knock-In)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없고,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히려 최근 상승하고 있어 조기상환이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는 등 오히려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서 고질적인 쏠림의 문제가 해소되고 시장이 건전해지는 효과가 생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금융위가 발표한 DLF 대책이 완화된 방향으로 발표되면서 ELS시장 위축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대책 수정은 ELSㆍDLS의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