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유입 막고 시장 경쟁력 강화 효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제철이 건축용 철골에 쓰이는 H형강의 94개 규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H형강 규격은 기존 82개에서 176개로 확대돼 강재량 절감 및 설계 효율을 보다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부 제강사가 대형 규격 확대 인증을 위한 KS 개정 절차에 반대해 H형강 소비자의 선택지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400×400 등 대형 H형강 규격을 추가했다. 지난 10월 RH+(현대제철 개발 H형강 신규 규격) 제품 출하 행사를 갖고, RH+ 약 300여톤(t)을 초도 물량으로 공급했다. 현재까지 시장에 약 1000t의 물량을 추가 공급했다.
수요업계는 대형 규격 확대에 대해 건설 설계 효율성과 강재 사용량 절감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환영하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 업체 S사 관계자는 "건설사 역시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기단축과 강재량 사용절감, 공사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10가지의 선택지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20가지의 선택지를 준다면 경제성과 안정성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인증된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KS 인증 규격이 확대되면 설계에 다양한 H형강 규격을 반영해 설계의 편리함과 함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제철은 최근 400×400 등 대형 H형강 규격을 추가했다. [사진=현대제철] 2019.12.31 peoplekim@newspim.com |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설계 프로그램의 포트폴리오는 국가코드를 기준으로 작성하고 있다"며 "이에 신규 H형강 규격이 KS 인증을 취득해 프로그램화된다면 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H형강 제품을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업계는 H형강 규격 추가를 통해 국내 H형강 산업의 보호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또 KS 인증 규격 확대를 통해 H형강 소비자에게 품질이 확보된 제품의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것은 덤이다.
현재 국내 H형강과 관련해 82종의 KS 인증 규격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H형강 규격 확대를 진행하면 다품종 소량생산 체재로 변화하게 된다. 결국 해외 철강업계가 한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다.
H형강 KS 규격의 확대는 국내 실수요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의 JIS는 356종의 규격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ASTM 289종, 유럽의 EN 404종의 H형강 규격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82종에 그쳐 선진국 대비 H형강 규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H형강 규격의 부족은 비효율적인 강재 사용과 함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압연 H형강 규격의 부족으로 인해 후판을 용접해 만드는 빌트업 H형강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해당 제품들의 경우 KS와 같은 품질을 완벽하게 관리할 기준이 부족해 압연 H형강 대비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
이에 업계는 H형강 KS 규격 확대를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H형강 신규 규격의 KS 인증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올해 정부와 학계, 산업계 등은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3차례에 걸쳐 H형강 신규 규격 확대 논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해당 위원회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규격 확대 인증을 위한 KS 개정 절차도 일부 제강사의 반대로 인해 현재 진행이 멈춰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H형강 규격 확대한 것을 KS 개정을 통해 인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건설사 등 수요업체도 원하고,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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