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뇌물 수수와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일(현지시간) 의회에 공식적으로 면책특권을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면책법은 선출된 공직자를 국민의 뜻을 해하려는 정치적 사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한 혐의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면책법이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봉사하려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1월 뇌물 수수와 배임, 사기 등 3가지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스라엘 검찰 당국은 네타냐후 총리가 수년간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십만달러 상당의 샴페인과 시가, 보석 등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리는 또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의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자신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의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해왔다.
총리는 면책특권을 주장할 수 있는 마감시한을 세 시간 앞두고 의회에 이를 요청했다. 당초 총리가 면책특권을 요구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될 계획이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면책 여부는 의회에서 표결을 통해 결정되는 데, 현재 이스라엘 의회는 오는 3월 2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해산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의회는 총리의 면책 요구를 검토할 수 없는 상황이며, 투표는 총선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총리가 총선 때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의 승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리쿠드당은 지난 4,9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야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이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총리가 법과 사법제도 앞에 서지 않으려고 피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유죄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규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이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며 검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19.04.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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