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렌 "이라크전 때도 유리한 안보 정보만 골라 조작했다"
워런 "탄핵 심리 앞서 여론을 중동안보로 돌리려는 의도"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 군사작전을 놓고 미국 민주당 진영에서는 '왜 지금인가'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군사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국방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당은 백악관의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캐피톨) 건물이 조명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2019.12.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하원 정보위원회의 애덤 시프 위원장은 이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방송 인터뷰에서 "정보당국은 이란의 한 고위 관리를 사살함으로써 그들의 음모를 중단시키거나 미국인의 안보를 향상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니까 내 질문은 왜 지금인가?"라고 질문했다.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같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행정부가 이번 결정을 어떻게 내리게 됐는지 답을 주지 않는 이상 이번 행보는 최소 의심스럽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드론 등 군사 무기를 동원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지도자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도 사망했다. 국방부는 지난 수개월 간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쿠드스군 등을 주시했고 이들이 중동 주둔 미군을 겨냥한 공격을 시도했다면서 방어적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나쁘고 갈등이 고조된 것은 최근 일이 아닐뿐더러 자칫 전쟁으로 치닫을 수 있는 군사작전을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해 그의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폭스 뉴스 선데이'와 인터뷰한 크리스 밴 홀렌 민주당 하원의원(메릴랜드)은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안보가 '긴급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설명은 매우 부실하다며 이라크 전쟁 때를 언급, "이전 행정부들은 종종 정치적 목표를 더 진전시키기 위해 유리한 (안보) 정보만을 골라 조작(manipulate)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경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하원으로부터 탄핵소추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안에 상원서 탄핵심리가 열린다. 이에 여론의 관심을 자신의 문제에서 중동 안보로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란 추측이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NBC의 '밋 더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폭풍 트윗'은 양국 간 갈등 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며, 분명 정치적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질적인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은 수용하겠다. 문제는 얼마만큼 긴박한 것인지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결정이 또 다른 전쟁을 불러오진 않을까 우려한다.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중동의 또 다른 끝없는 전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의회가 고유의 권한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을 막는데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