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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로 뇌우와 번개까지 생성...화산폭발·원자폭탄과 유사

기사입력 : 2020년01월06일 20:24

최종수정 : 2020년01월06일 21:53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호주 남동부를 휩쓴 산불이 지나치게 강력해진 나머지 화산이 폭발하거나 원자폭탄이 터질 때 나타나는 뇌우와 번개가 생성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몇 주 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진화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는 '화재적운'(pyrocumulus cloud)이라는 새로운 기상현상까지 나타나 산불이 더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산불이 휩쓸고 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코바고 지역이 황폐화된 모습이다. 2020.01.05 [사진=로이터 뉴스핌]

화재적운은 산불이나 화산 분출로 뜨거워진 공기와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 만들어진 적운으로 수분을 끌어당겨 뇌우를 생성한다. 이는 새로 발견된 기상현상이라 과학자들도 이 현상의 행태를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화재적운은 강력한 상승기류를 형성해 공기를 대거 끌어당기면서 강풍까지 만들어 산불의 온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불의 기세를 더욱 급격히 확산시킨다. 또한 산불의 방향을 제멋대로 바꾸기도 하고 타다 남은 잉걸불을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옮겨 새로운 산불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적운에서 번개도 생성돼 새로운 화재 위험도 낳고 있다.

173명이 사망해 호주 최악의 산불 참사로 기록된 빅토리아주(州) '검은 토요일' 당시에도 화재적운이 당초 산불이 발생한 지점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곳까지 불씨를 옮겨놓은 적이 있다.

산불 피해가 가장 막심한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6일 기준으로 130개 가량의 산불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섭씨 38도에 달하는 폭염과 강풍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8만㎢ 이상의 토지가 잿더미로 변했고 25명이 사망했으며 수천 채의 가옥이 파손됐고 일부 지역에는 전기와 휴대폰 통신이 끊겼다. 또한 4000마리 가량의 가축이 목숨을 잃었으며 야생동물 피해는 추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호주 당국은 3000명의 예비군 병력을 동원해 진화와 구조 작업에 나섰고 소방 항공기도 충원했다. 왕립 호주 해군(HMAS) 최대 수륙양용함 애들레이드호도 동원돼 산불로 고립된 주민들의 구조에 나섰다.

산불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유명 스타들의 기부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과 배우자인 가수 키스 어번은 피해 복구를 위해 50만달러(약 5억8500만원)를 기부했고, 미국 팝가수 핑크도 5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러셀 크로 등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호주 산불 상황을 전하며 전 세계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산불 연기로 뒤덮인 호주 캔버라 인근의 숲에서 캥거루 한 마리가 뛰어다니고 있다. 2020.01.05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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