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에 "비례적·직접적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미국에 '악몽'같은 보복을 선사하는 시나리오 13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거행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장례식 이후 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가 미국에 이란이 당한 만큼 똑같은 공격을 하라는 '비례적 보복'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추모 기도문 낭독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법에 따라 공격을 받은 주체는 비례적 보복을 가할 수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솔레이마니가 지난 3일 미군 무인기(드론)에 피살당한 직후 '가혹한 보복'을 경고한 바 있다.
하메네이는 또한 미국에 대한 공격이 이란이 행한 것임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미국 표적을 겨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대리전 형식으로 적을 공격하던 이란의 전략과 전혀 다른 것이다.
NYT는 하메네이가 이러한 지시를 내린 것은 솔레이마니 죽음에 대한 이란 전체의 분노가 그만큼 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날 국장으로 치러진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감정이 격앙돼 갈라진 목소리로 추모 기도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7일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의 주도 케르만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장례식에서 "우리는 미국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이에 알리 샴커니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7일 미국에 대한 비례적 보복 계획을 발표하며 "대미 공격 시나리오 13개 중 가장 약한 것으로도 미국인에게는 역사에 남을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미 보복 작전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이 중동에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미국인들의 시체가 중동을 뒤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의회도 움직였다. 의회 헌법수호위원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의 솔레이마니 피살을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비례적 보복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의회는 앞서 미군과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미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 이러한 절차에 따라 이란은 대(對)테러 공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에 보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은 그가 사망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시작해 카르발라로 이어진 뒤 이란으로 옮겨 와 테헤란과 마슈하드 등 시아파 성지를 돌며 4일부터 나흘 간 대대적으로 치러졌다.
검은 옷을 입은 추모 행렬이 깃발과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들고 이란 각지의 광장에 모였다. 테헤란 거리에서는 추모객들이 이란 국기가 덮은 솔레이마니의 관을 손에서 손으로 옮기며 '순교자의 죽음'을 추모했다.
추모 행렬에 모여든 군중들은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며 '혹독한 복수는 우리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미군 무인기에 사살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이 거행된 이란 테헤란에서 추모 군중들이 그의 관을 손에서 손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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