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유열 증언 믿을 수 없게 됐다"
'법인카드 사용내역서' 결정적 역할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자신의 딸을 KT에 부정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부정 채용 청탁이 있었다던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7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피고인 각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피고인들에 대해 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딸을 부정 채용하는 방식으로 KT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20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서 전 사장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은 부정 채용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초기에는 생각나지 않다고 하다가 다시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사건 핵심은 서 전 사장의 진술 신빙성 여부지만 서 전 사장의 증언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앞선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서 전 사장은 2011년 서울 여의도 소재 일식집에서 김 의원, 이 전 회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딸을 KT 정규직에 채용시켜 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꺼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저녁식사를 한 것은 맞지만 그 시점이 2011년이 아닌 2009년이라고 맞섰다. 2009년은 김 의원 딸이 대학생이어서 채용 청탁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식집 만찬' 논란은 서 전 사장 개인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가 공개되면서 김 의원 측으로 유리하게 기울었다. 내역서에 따르면 서 전 사장은 일식집에서 2009년 5월 14일 식사비용을 지불했다. 서 전 사장이 저녁식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시점인 2011년에 일식집에서 결제된 내용은 없었다.
재판부도 이를 서 전 사장 증언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로 봤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 개인용 법인카드가 2009년 5월 14일 일식집에서 사용된 것이 인정된다"며 "만찬은 2009년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 의원 딸은 계약직 채용 전인 대학생인 점을 보면 만찬에서 채용에 대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서 전 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KT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04.30 dlsgur9757@newspim.com |
무죄를 선고 받은 김 의원은 법원을 나서며 "재판부 판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그동안 흔들림 없는 재판 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져 나가면서 이 사건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히 "저를 처벌하기 위해 검찰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며 "(무죄가 선고된 만큼) 검찰은 더 이상 특별한 항소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자신의 딸을 KT에 취업시키는 대가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되도록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김 의원이 제공한 편의에 따라 '딸 부정 입사'라는 뇌물을 김 의원에게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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