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당국, 23일 10시부터 대중 교통·철도·항공 운항 중단
주민도 사실상 이동 금지령
WHO 긴급회의..23일 비상상태 최종 선포 결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중국 정부가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우한(武漢)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육책으로 우한시에 대해 사실상 봉쇄령을 내렸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감염되는 우한 폐렴이 방역망을 뚫고 전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23일 국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은 23일(현지시간) 새벽 우한 폐렴의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시 당국이 외부로 연결되는 교통망을 전면 폐쇄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도 가급적 우한을 벗어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한커우역에서 검역원들이 열검출기로 승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우한시 비상 대책 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23일 오전 10시부터 시내 대중교통과 지하철, 페리 운행이 임시로 중단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항공편 및 외부로 나가는 열차 운행도 중단될 것"이라면서 교통편 재개는 추후 공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 시기인 춘제 기간을 맞아 우한 폐렴에 대한 예방 및 통제 작업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우한 폐렴'과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HO는 22일 긴급 회의를 갖고 우한 페렴의 전세계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 비상 사태를 선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를 마친 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세계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23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결정은 내가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지난 10년 사이 6번째 사례가 된다고 전했다.
WHO의 비상사태는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심각한 전염병의 경우에 선포되며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도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민들에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국민의 우한 지역 여행을 자제하라고 발표했다. 멕시코 보건 당국도 이날 중국에서 돌아온 한 여행객이 우한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
한편 중국 후베이성 정부는 22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저녁 20시 현재 우한 폐렴으로 이한 사망자가 17명이며, 확진 환자는 444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한폐렴 확진환자는 사실상 중국 전역에 걸쳐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전체적으로 5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