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받은 선물 들고 가 든든"
[서울=뉴스핌] 한태희 이정화 김경민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서울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은 일찍 고향을 찾기 위해 온 승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터미널 내 식당에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패스트푸드 음식점 무인주문기기 앞에도 허기를 채우기 위한 승객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정성스레 포장한 과일 꾸러미를 들고 있던 이모(52) 씨는 "경주에 계신 부모님이 과일을 좋아해 좋은 물건을 골라 샀다"며 "얼른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기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 [사진=이정화 기자] |
직장인 김모(28) 씨는 "지난해 추석 이후 고향에 내려가보지 못했다"며 "이번에 회사에서 받은 햄 선물세트를 들고 부모님을 찾아뵐 생각에 든든하다"고 웃어 보였다.
같은 시각 서울역 풍경도 비슷했다. 서울역 인근 도로는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한 승객들을 태운 택시로 북적였다. 오후 2시를 넘어서자 서울역 인근으로 차량이 몰리면서 모범운전자회 기사들이 '교통질서'라는 글자가 적힌 형광재킷을 입고 교통안내에 나섰다.
아직 일과 시간이 끝나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미 역사 안에는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축근무를 시행한 일부 직장인들이 서둘러 서울역을 찾은 모습이었다.
고향인 대구로 내려간다는 직장인 김모(29) 씨는 "회사가 연휴 전날 단축근무를 시행해 오후 1시에 퇴근했다"며 "집에 내려가 가족들을 만나 밥도 먹고 친구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은 고속터미널과 서울역보다는 한산했지만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선 입국장은 교통체증을 피해 고향으로 내려가려는 승객들로, 국제선은 짧은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한 승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이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김경민 기자] |
양손에 선물세트를 든 군인 이모(22) 씨는 "지난해 추석 때는 부모님을 못 찾아뵀는데 올해는 다행히 휴가를 쓸 수 있어 홍삼과 양주 선물을 사서 가는 길"이라며 선물을 들어보였다.
황금 연휴에 여행을 즐기는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박모(25) 씨는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시간 맞추기가 무척 어려워 오래 전부터 설 연휴 시간을 비워뒀다"며 "제주도에서 밀린 수다를 떨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날부터 설 연휴가 끝나는 27일까지 국내선 96만6000여명, 국제선 29만여명 등 총 125만 6000여명이 전국 14개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전국 공항 기준 27일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중교통 이용이나 셀프 체크인 같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