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7일 13번째 인재영입 발표
이수진 "사법개혁 위해 국회 역할 필요"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조금 몰아붙여서라도 여당이 사법개혁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이수진(50)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의 일성이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 전 판사는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삼권분립의 또 다른 축인 국회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판사는 27일 민주당의 13번째 영입인재로 국회에 발을 들였다. 이탄희 전 판사에 이어 두 번째 법관 출신 인사다. 법원에서는 지난 7일 퇴임했다.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이 전 판사는 이날 입당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랫동안 법원에서 사법개혁 활동을 해왔다"며 "법원에서의 사법개혁은 한계가 있었다. 법원을 나와서 국민과 함께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완수하고자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법관 출신들의 총선 출마가 삼권분립을 흔든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정치권 입문에 대한 동료들의 우려에도 그는 "법원에 계신 많은 법관들이 제가 10여년 간 사법개혁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실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전 판사는 "사법개혁 완수를 위해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서 국민의 사법부로 돌려드리겠다. 그때 제가 여당에서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할 때 법원에 계신 분들도 충분히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전 판사는 1969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99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년 후인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2년 인천지법 예비판사로 시작해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부산지법 가정지원 등을 거쳤다.
2015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판사로 일했다. 이 당시 양승태 대법원의 인사 문제 비판 토론회를 개최하려다 이를 막으려는 법원행정처 지시를 거부해 대법원에서 퇴거당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실명으로 방송에 출연해 양승태 대법원의 강제징용 사건 재판 지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상고법원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하는 등 법원 내 사법개혁에 앞장서왔다.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이 전 판사는 입당식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공정한 재판을 위해 수천 장의 서류에 묻혀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판사들이 있다"며 "그분들 마음을 안고 반드시 사법개혁을 이루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개혁의 대상인 법원이,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고 폐부를 도려내기란 쉽지 않다. 법원 내부 의견을 존중하면서 동반자적 관계로 협의할 수는 있지만 결국 외부에서 건강한 동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래 주저했지만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첫 번째 이유는 국회의 벽"이라며 "지난 1년간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사법개혁을 위한 연구보고서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결국 정치를 통해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칙을 지키고 사법부를 투명하게 하고, 정의로운 판결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이 전 판사의 꿈에 민주당이 함께 하겠다. 법적 권력이 안고 있는 부당한 구조를 타파해서 국민을 위한 검찰·사법부터 꼭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