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부정 채용 청탁' 혐의
1차 교육생 선발 과정 업무방해죄만 '유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염동열(59)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권희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염 의원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염 의원은 법원이 구속 사유가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법정 구속은 면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30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염 의원의 혐의 중 1차 교육생 선발 과정 관련 업무방해죄만 유죄로 인정했다. 직권남용죄 등 나머지 혐의들은 무죄로 판단했다.
특히 2차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의 부정 청탁 혐의는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신뢰성이 부족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이유로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많은 권한과 책임, 영향력이 있는 국회의원은 도덕성을 견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오히려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토대로 지지자들이 청탁한 지원자를 교육생으로 채용되도록 요구해 강원랜드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1차 교육생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공공기관인 강원랜드 채용 업무 일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고 나아가 공정하고 정정당당함을 갈구하는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피해자는 강원랜드와 이에 속한 인사담당자 등이나 실질적 피해자는 1차 교육생 선발에 지원했다가 부정 채용으로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라며 "이들은 가늠할 수 없는 재산·정신적 손해를 입었고 이를 회복할 방법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피고인은 책임을 보좌진들에게 전가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이런 반복을 막기 위해서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는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부정 채용은 결과적으로 강원랜드 사장의 주도로 이루어진 점, 피고인이 선발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 판사는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의 직무 권한에 속하는 행위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에 해당할 경우 성립된다"며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국회 상임위원의 권한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행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일반적인 외관상 직무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판단을 내놓았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염 의원은 "이 사건은 폐광지역 자녀들의 취업 문제에 관한 것으로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4가지 혐의 중 3건에 대해 무죄가 났지만 유죄로 인정된 부분도 재심에서 자료·증언 등을 통해 상세히 밝힐 것"이라고 항소의 뜻을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국민의 대표가 책임을 망각하고 우리 사회에 반칙을 행한 전형적인 적폐"라며 염 의원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염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사상 초유로 검찰이 수사와 재수사, 재재수사를 거치면서 2명의 정치인을 타깃으로 기획·정치 수사를 해왔다"며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쓴다고 해도 진실은 밝혀진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염 의원은 2013년 지역구 사무실 보좌관 박모 씨를 통해 자기소개서 점수를 조작하는 등 방법으로 지인과 지지자 자녀 등 39명이 강원랜드 2차 교육생으로 채용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염 의원은 최흥집(69) 전 강원랜드 사장과 강원랜드 호텔에서 만나 인적사항이 기재된 명단을 전달하며 채용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염 의원이 강원랜드가 위치한 강원 정선군 국회의원이자 국내 카지노를 관리·감독하는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서 지위 등을 이용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최 전 사장은 채용 청탁을 받고 면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강원랜드 인사팀장 권모 씨는 징역 1년을, 당시 기획조정실장 최모 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염 의원과 마찬가지로 강원랜드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60) 자유한국당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권 의원의 항소심 선고는 2월 13일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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