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미 후베이성 포함 중국 전역 여행 금지령
질본도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 유지…최고단계 '심각' 격상은 시기상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는 등 국제적으로 긴장감이 커지는 모양새지만 외교부는 아직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여행금지조치 시행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면서도 "아직 (여행경보 상향 조치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정되면 서면 등으로 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바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30일(현지시간)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과 관련,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 선포 결정을 밝히고 있다. 2020.01.31 kckim100@newspim.com |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국제보건규약(IHR) 긴급위원회 회의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는 대규모 질병감염 사태가 발생할 때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이번이 6번째 비상사태 선포다. 다만 지난 2015년 한국에서 메르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발병했을 때는 관련 논의 끝에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고, 그것은 전례가 없는 발병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98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는 독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서 8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WHO는 교역과 이동의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지난 28일 기준 외교부는 중국 전 지역에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했다. 동시에 같은 날 우한시를 포함한 중국 후베이성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 권고)로 상향조정했다. 2020.01.31 clean@newspim.com |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내려진 '철수권고' 조치와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 지역에 내려진 '여행자제' 권고를 상향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여행경보는 1단계(여행유의), 2단계(여행자제), 3단계(철수권고), 4단계(여행금지) 등 총 4단계로 나뉜다.
외교부의 이같은 입장은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교역과 이동의 제한을 권고하지 않은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31일 오후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10명을 넘어가고 이들 중 상당수가 우한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중국 여행 금지 조치 등 보다 강력하게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이 이미 중국 여행 금지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후베이성에 대해 여행주의보를 최고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이어 30일(현지시간)에는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 대해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국무부 여행주의보는 1단계 '통상적 주의', 2단계 '각별한 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로 나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1일 오후 현재 확진환자는 총 11명이다. 전날 대비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번에는 3차 감염까지 확인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질본도 아직까지 감염병 위기경보를 3단계 '경계'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상위 단계로 경보를 격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WHO의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4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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