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부 "조국 사건과 다른 내용 많아"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중앙지법 형사21부 배당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교수의 재판부가 조 전 장관과의 사건을 병합해달라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3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 교수의 2차 공판을 열고 "조국 피고인 사건과의 병합에 대해 관련 재판부 재판장과 협의한 결과 병합하지 않고 각자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부정 입시 및 가족 투자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10.23 mironj19@newspim.com |
이날 재판부가 병합 심리를 하지 않겠다고 하자, 검찰은 "구체적 설명 없이 따로 진행하겠다고만 하시는데 분리해서 심리하는 사유가 있나"라며 반발했다.
이에 재판부는 "조국 피고인과 정경심 피고인은 다른 내용이 많고 (조국 사건) 재판장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노환중(62) 부산의료원장을 함께 기소하면서 조 전 장관의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정 교수와 공범 관계로 동일하다며 두 사건을 병합해달라고 요청해왔다.
현재 조 전 장관의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 배당된 상태다. 지난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2월 12일로 연기됐다.
이날 정 교수 재판에서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후인 지난 2017년 7월 7일 정 교수와 동생 정모 씨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정 교수의 금융범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대화 중에는 '내 목표는 강남에 수백억대의 건물을 사는 것이다', '나 따라다녀봐. 길게 보고 앞으로 10년 벌어서 애들 독립시키고 남은 세월 잘 보내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 교수는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7) 씨로부터 사모펀드 투자 관련 설명을 들은 뒤 동생에게 재투자 목표로 '강남 건물'을 언급했다"며 "이같은 목표 설정은 각종 금융범죄의 동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남편이 고위공직자가 되자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주식을 처분하고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남 건물을 매수할 정도의 고액의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투자가 가능한 투자처를 선택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른 금융 범죄를 실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9일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사건도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21부에 배당됐다.
이로써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으로 기소된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사건과 송철호 울산시장 등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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