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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검사 거부한 31번 환자 '슈퍼전파'…불안했던 방역망 결국 '구멍'

기사입력 : 2020년02월19일 17:41

최종수정 : 2020년02월19일 22:03

방역당국,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알고도 뒷북대응
진단검사 확대했지만 세부지침 없어 의료진 혼선

[세종=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구에서 감염원이 확인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의 뒷북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바이러스의 양상이 치명적이지 않지만 전염력이 높아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수차례 언급하면서도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뒤에야 사례정의를 개정하는 등 방역당국의 소극적인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진단검사 거부해도 속수무책…손씻기·마스크 착용만 당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9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31번 환자가 방문한 교회에서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교회에서의 접촉자가 많았을 것으로 보여 교회 전체에 대한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전파'란 다수의 2차 감염자를 양산하는 사례를 말한다. 방역당국이 슈퍼전파자로 지목한 대구·경북지역에서 31번 확진자가 다니던 교회(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에서만 오전에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5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는 총 15명이다. 방역당국이 31번의 예배 방문시점 등을 근거로 추가 조사중이어서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병원 의료응급센터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어 방역을 위해 폐쇄되어 있다. 확진환자는 성동구 사근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78세 남성으로 해외여행력이나 기존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이 없었다. 2020.02.19 pangbin@newspim.com

대구의 집단발병 외에 감염원이 확인되지 않는 첫 확진자(29번)가 나온 것은 지난 16일이다. 이후 나흘이 지나도록 기존 확진자에 더해 이날 추가된 대구지역 사례까지 환자 22명의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당국은 일본과 홍콩 등에서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언급하고 조기 진단을 통한 확산 차단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조기진단은 방역망 내 관리보다는 지역사회 확산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방역망 확대 등의 조치가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발병 초기 방역망을 일부 수정하는 정도로 대응하다보니 선제적인 방역망 구축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진단검사 기준인 사례정의 5판 개정에서 진단검사 시행여부를 의료진의 판단에 의존하도록 한 점이 문제로 꼽힌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 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 시행여부를 의료진의 판단에만 맡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증상이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다는 의료계의 의견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광범위한 진단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세부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1차 방역 사실상 실패…대응단계 '심각' 상향조정해야"

코로나19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높이고 검사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의심환자들이 방문하는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에서 늘어나는 환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민관협력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게 의료계 의견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8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후베이성 내 호흡기 증상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해외여행력이나 접촉자를 만난 이력이 없는 환자가 다수 발생한 점을 미뤄볼 때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31번 확진자가 진단검사를 거부한 것 역시 방역 시스템의 미비점을 드러낸 사례로 지적된다. 감염병관리법에 따르면 1급 감염병이 의심되는 경우 검사를 실시하도록 강제처분이 가능하지만 강제처분의 주체가 지자체여서 사실상 실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31번 환자의 경우 적기에 검사가 이뤄지지 못해 집단발병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검사 거부시 대처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3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1.31 pangbin@newspim.com

하지만 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개인의 위생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검역이나 현재의 의료시스템 내에서 환자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의료체계에서 확인하지 못하는 환자가 나올 경우 조기 발견이 가능하도록 검사역량을 확대해왔고, 이런 노력을 통해 사례정의와 검사 범위를 확대해왔다"며 "하지만 이번 감염병이 (방역당국으로서) 관리가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던 만큼 모든 발열과 호흡기 환자들이 각자 위치에서 노력을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방역망 관리 강화 방침을 내놨다. 보건소가 선별진료와 외래를 감당하고, 경증의 입원환자는 공공병원, 중증환자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이나 상급종합병원이 감당하는 등 환자의 위험도와 동선에 따른 의료전달체계를 수정해 광범위한 의심환자들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 본부장은 "현재 중수본, 의료계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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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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