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가 A씨, 이라크 방문 거절되자 헌법소원 청구
헌재 "외교분쟁·재난·감염병확산 위해 여행 제한 필요"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외교부 장관의 허가 없이 여행금지 국가를 방문한 사람을 처벌하는 여권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 소속 긴급구호 아동보호자문관 A씨가 청구한 여권법 제26조 제3호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여권법 조항은 방문 또는 체류 금지 국가·지역으로 고시된 것을 알면서도 허가 없이 해당 국가 등에서 여권을 사용하거나 방문·체류한 사람에 대해 처벌하는 규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 심판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장제원, 나경원 등)이 사보임 과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및 공수처법 처리과정 등을 문제 삼아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사건 및 공개변론이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에는 '국회의원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안건조정위원장 등 간의 권한쟁의' 심판사건에 대한 공개변론도 진행된다. 2020.02.14 alwaysame@newspim.com |
앞서 A씨는 지난 2016년 9월 '난민 긴급구호 인도적 지원' 활동을 위해 이라크 파견 지시를 받고 외교부에 예외적 여권사용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그러나 외교부는 A씨가 속한 기구가 여권법이 정한 국제기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이에 A씨는 같은해 11월 해당 조항이 자신의 직업선택의 자유·평등권·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 사건 처벌조항은 천재지변·전쟁·내란·폭동·테러 등 국외 위난상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사회에 미칠 수 있는 파급 효과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여행금지 국가를 방문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하면서 선제적인 예방을 위해 관련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았다"며 "여행금지 제도 및 예외적 여행허가 제도 등과 함께 처벌조항이 도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거주·이전의 자유 중 해외여행의 자유도 중요한 기본권에 해당한다"면서도 "외교적 분쟁, 재난, 감염병의 확산 등 국가·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여행의 자유를 일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경우 형사처벌되지 않도록 가벌성이 제한돼 있고, 위반한 경우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수준이 비교적 경미하다"며 "처벌조항의 제한적 적용을 고려할 때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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