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는 사실 잘 알고 있어...최선의 노력했지만 막지 못해"
"개인정보 유지와 보안 전제 하에서 신도들 검사받도록 진행할 것"
[가평=뉴스핌] 정종일 순정우 이지은 기자 = "우리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국민과 정부에 용서를 구합니다"
'신천지'교회 이만희 총회장은 2일 오후 3시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정장에 노란색 타이를 착용하고 안경과 마스크를 쓴 채 회견장에 나타났다.
[가평=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02 dlsgur9757@newspim.com |
이 총회장은 슈퍼전파자가 된 신천지 확진자에 대해 "도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다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당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회장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구에 대해 "대구성도가 많은 피해를 입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대구 전체 확진자는 3081명이며 이중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감염자는 2136명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시 확진자 중 73% 이상이 신천지와 관계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전체 신도 명단을 공개하고 전수조사 시행할 것을 밝히며 정부에 제출한 명단에 누락돼 있는 교육생들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 총회장은 평소 신도임을 알리지 않는 신천지의 폐쇄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모든 것은 성도들의 개인정보 유지와 보안 방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회장은 신도들을 자녀라고 하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무서운 병이 돌고 있는데 어느 부모가 가만히 있겠냐"며 "개인의 일이기 전에 큰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누구의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역설하며 "(신천지) 교회사람이라는 선을 넘어서 국민으로 생각한다면 모든 사람이 협조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체 신천지 교회와 모임 폐쇄로 인해 일손이 부족하다고 설명하며 "그 때문에 지금에서야 기자회견을 열게됐다"고 해명했다.
언제 어디서 코로나 진단 검사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 회장은 "코로나19에 대해서, 음성(판정)도 잘 모른다"며 "매년 10월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고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평화의 궁전을 방문한 사실을 밝혔지만,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총회장은 야외임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 절을 하며 거듭 사과했다. 절을 할 때 노출된 그의 손목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계가 포착됐다.
기자회견 내내 주변에서는 신천지는 반대하는 시민들이 "이만희는 사기꾼이다"며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리면서 어수선한 분위를 자아냈다.
'사이비 신천지 가출된 자녀들 코로나 검사 받게하라'는 팻말을 든 한 여성은 "코로나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데, 신천지 기숙사 골방에서 코로나에 걸려 신음하고 있을 딸을 생각하니 걱정된다"면서 "(딸이)검사를 받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신천지 기자회견열린 평화의 궁전은 가평 청평호를 앞에 둔 3층짜리 흰색 건물로 신천지 연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동시에 이 회장의 별장으로도 불리우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신천지 연수원 내부에서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다"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 총회장에 공식적인 검사 협조를 요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9일 자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날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25일 신천지 과천본부를 대상으로 강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도는 이를 통해 3만3582명의 경기도 신도 명단을 확보했으나 신천지 측이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신도 수 3만1608명과 차이를 보였다.
질본은 국내 총 확진자는 4212명이라고 조사했다. 전체 확진자 중 57.4%인 2418명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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