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연기로 모의고사 등 일정 미뤄져
수시 준비 빠듯.."학원 다니는 N수생 유리"
[서울=뉴스핌] 김홍군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생활이 불가능해 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모의고사를 치르며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개학이 3주나 연기되면서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공백이 적은 'N수생'과의 경쟁에서 고3들이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모든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2021학년도 대학으로 가는 일정도 늦춰지고 있다.
매년 3∙4월 치러 온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은 3주씩 미뤄졌다. 3월 학평은 3월12일에서 4월2일로, 4월 학평은 4월8일에서 28일로 연기돼 치러진다. 3월 학평은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대학입시에 대비해 학습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수능 모의고사는 3월과 4월, 6월, 7월, 9월, 10월 등 총 6차례 치러진다. 각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3∙4∙7∙10월 모의고사는 고3 수험생을 대상이며,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9월 모의고사는 N수생을 포함한 전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다.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중간고사도 늦춰질 전망이다. 중간고사는 각 고등학교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보통 4월 말 치러졌지만, 개학이 3주 늦어지면서 5월 중하순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기말고사는 7월 중하순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의 입시준비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3월 초 입학설명회와 4월 고교 방문 입학설명회를 잠정 취소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입학 정보자료를 게재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종로하늘학원 관계자는 "당분간 학습 및 대입 정보를 온라인으로 얻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수시로 대학 및 시도교육청, 입시 기관 등의 학습 및 정보 제공 등을 참조해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지난해 11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19.11.14 pangbin@newspim.com |
2021학년도 대학입시는 오는 9월 7~10일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이를 위해 각 고등학교에서는 8월31일까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에 학생부 입력을 마쳐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 셋째 주 목요일인 11월19일 치러진다. 수능은 2014학년도까지 11월 첫째 주에 치러졌지만, 고3 2학기 과정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에 따라 2017학년도부터는 셋째 주 목요일에 치러지고 있다.
수능이 연기된 사례는 포항에서 5.4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던 2017년이 유일하다. 당시 교육부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한 행정안전부와 경상북도교육청의 건의를 받아 들여 11월 16일로 예정했던 수능을 23일로 1주일 미뤘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때문에 수능이 연기된 경우는 없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했을 때도 지역별로 학교가 휴업을 했지만, 수능은 예정대로 치러졌다.
교육당국은 아직까지 수능 연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개학이 3주 연기되면서 기말고사가 늦어져 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 등 수시를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여름방학을 줄이면 기존 일정대로 입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 일정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학사 일정 및 대입 일정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23일로 예정된 개학이 또다시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중간∙기말고사, 모의고사, 원서접수, 수능 등 모든 대입 일정이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2021학년도 대입에서 고3 재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수행평가와 생활기록부를 마무리하는 3학년 1학기는 무척 바쁜 일정이 된다. 대학 입시에 상당 부분 차질이 빚어진다"며 "재수생과 똑같은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포구에 사는 한 고3 수험생 학부모도 "학교는 개학이 연기돼 재학생들은 입시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재수생들은 코로나19에 개의치 않고 학원에 다니며 입시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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