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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자화자찬에 눈길도 주지 않은 현장점검, 코리아빌딩은 '싸늘'

기사입력 : 2020년03월12일 19:39

최종수정 : 2020년03월12일 19:39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12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와 코리아빌딩이 있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가 북적였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성 구로구청장이 현장점검 차원에서 한꺼번에 코리아빌딩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정 총리와 박 시장 등은 코리아빌딩 앞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뒤 약 20분 뒤 자리를 떠났다. 인근 상인과 주민 등 수십 명이 한꺼번에 몰렸지만 이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상권까지 죽으면서 실의에 빠진 시민들의 표정은 싸늘했다.

◆ 자화자찬에…"서울시 콜센터는 직고용" 자랑

정 총리와 박 시장, 이 구청장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 오후 2시쯤. 코로나19 집단감염 및 추가 확산 우려가 높은 코리아빌딩에 대한 현장점검 차원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코리아빌딩 방역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코리아빌딩은 내부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관련 확진자가 102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03.12 kilroy023@newspim.com

정 총리와 박 시장이 직접 방문하는 만큼 코리아빌딩 주변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서울시, 구로구 관계자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브리핑을 준비하던 관계자들은 정 총리가 도착하기 전 완벽한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부는 서로 인사하고 명함을 주고받으며 웃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자아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현장점검을 준비한 한 관계자는 코리아빌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게 한번 확산되면 끝도 없다"며 "이 정도에서 딱 (확산을) 막은 건 진짜 잘한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에 화답하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도착 이후 현장점검에 나선 정 총리는 "대구·경북 신천지 교회나 대남병원 사례 이후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굉장히 긴장해서 챙겼지만 콜센터에 대해서는 사실 집중적으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콜센터가 대체로 대기업의 외주용역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근무 환경이 열악한데 이번 기회에 콜센터 산업에 대해 전면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모두 콜센터에 대한 언급뿐이었다. 더욱이 박 시장은 "서울시 산하 120다산콜센터는 현재 직고용하고 정규직화하고 개선하고 있다. 아무튼 콜센터 산업에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치적을 소개하기 급급했다.

코리아빌딩 입구 앞에서 집단감염 및 대응조치, 코로나19 검사진행 현황 등에 대한 이 구청장의 브리핑을 들은 정 총리와 박 시장은 약 5분 정도 자리에 머물며 대화를 나눈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현장점검을 보러 수많은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모였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과 인근 지역을 감염병 특별지원구역으로 지정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 총리·시장 떠난 일대 다시 썰렁…주변 상권은 울상

현장점검을 지켜본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총리까지 왔지만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철저한 대비', '개선 필요', '방심 금물'과 같은 뜬구름 잡는 발언만 하고 갔다는 것이다.

마스크는 물론이고 위생용 장갑까지 착용하고 현장점검을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쉬고 발길을 돌렸다.

떠들썩했던 현장점검이 끝난 뒤 코리아빌딩 일대는 다시 적막에 휩싸였다. 조금 전 북적이던 모습은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주변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건물 곳곳에는 빨간색 폐쇄명령서가 붙어 있었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흡사 우주복을 방불케 하는 방역복을 입은 서울시 관계자와 선별진료소만 건물 앞 그늘에서 차가운 바람을 버티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구로구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에 입점한 카페 공지사항. 2020.03.12 hakjun@newspim.com

정 총리와 박 시장 등이 관심을 갖지 않은 코리아빌딩 근처 상권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 코리아빌딩 맞은편 건물에 입주한 카페 3곳 중 문을 연 곳은 한 곳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휴점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였다. 분식집, 빵집 등 다수 점포가 임시휴무를 선언한 상태였다. 그나마 운영하고 있던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은 포장 판매만 가능하고 실내 이용은 불가능했다. 영업시간을 축소한 점포도 많았다.

한 업주는 오후 3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게 셔터를 내리고 있었다. 그는 "이 근처는 다 포장 판매밖에 하고 있지 않다"며 "그냥 일찍 닫으려고 한다. 서울시나 구청이 권고한 것은 아니고 내 판단이다"고 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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