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영업익 4억대...전년 동기 대비 95.1% 감소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남양유업이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연초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조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작년 영업이익은 4억1735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5.1% 감소했다. 작년 매출액은 1조308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줄었다.
남양유업 최근 4년 실적 추이. 2020.03.13 hj0308@newspim.com |
◆남양유업 영업익 4억원 vs 매일유업 853억...갑질 사태 이후 내리막길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를 한 이른바 '갑질사태' 이후 수년 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실제 갑질 사태 이전인 2012년 남양유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650억원, 637억2918만원이었지만 7년 만에 영업이익이 633억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유업계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 매출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근 유업계 업황 부진으로 전 품목에 걸쳐 매출이 하락했다"면서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생아 수 감소 등으로 유업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경쟁사인 매일유업과 격차는 수년 째 벌어지는 모양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액 1조3933억원, 영업이익 8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7.1%, 14.69% 늘었다. 매일유업의 경우 2016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003억원으로 196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기준 업계 1위에 올라선 이후 줄곧 이를 유지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남양유업] |
◆실적 저하에 권고사직·직급 세분화..."부문장도 부장대우인데"
실적 부진으로 인한 남양유업 내부 조직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남양유업은 연초 권고사직과 직급 세분화 등 조직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권고사직 대상자는 일정기간 기본급을 받고 퇴사하거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방 지점으로 발령을 내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권고사직 대상에는 10여년 차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직급체계 변경도 내부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존 남양유업 직급 체계는 '사원→대리→과장→선임과장→차장→부장' 이었지만 올해부턴 '사원→대리→과장→선임과장→차장대우→차장→부장대우→부장' 등 구조로 승진한다.
이에 올해 정기인사에서 A부문장은 부장대우로 B본부실장은 차장대우로 승진했다.
한 남양유업 내부 관계자는 "직급 체계를 세분화하면 승진 적체는 해소할 수 있지만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유업계를 통틀어봐도 이 같은 직급 체계를 가진 곳은 남양유업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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