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치러진 플로리다 등 3개 주 경선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반전을 기대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은 충격 속에 선거 전략 전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지만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 오하이오, 일리노이주에서 치러진 경선에서의 압승을 통해 1086명 이상의 대의원을 배정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경선 초반 선두를 달리던 샌더스 의원은 772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3개주 경선을 통해 민주당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의원 3천979명 중 54.8%인 2천182명의 대의원 배정이 완료됐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는 의미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대선 후보 선출 매직 넘버인 1991명 대의원을 확보하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샌더스 캠프의 파이즈 샤키르 선대본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음 경선은 3주 후에 있다"며 "샌더스는 선거운동을 평가하기 위해 지지자들과 대화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3주의 시간을 두고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의미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TV토론회에서 악수 대신에 발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이 민주당의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설 기사를 실었고,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안팎에서 샌더스 의원의 중도 포기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샌더스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샌더스 의원은 경선 초반 선두로 치고 나서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그의 독주는 오히려 민주당 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주류와 중도층의 견제심리를 자극했다. 상당수 당내 중도파들은 샌더스 의원과 지지층의 '급진 과격' 노선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고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선거 승리를 헌납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이런 기류는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밴드 시장, 에이미 클로부셔 상원의원,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연결됐다. 군웅할거하더 중도파 후보군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를 하면서 꺼져가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세론에 다시 불을 붙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샌더스 의원은 지난 15일 바이든과의 일대일 TV 토론에 승부를 걸었다. '토론의 달인'으로 불리던 그는 "바이든과 일대일 토론을 하면 누가 과연 트럼프를 이길 후보인지 자명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평소 샌더스 의원이 집중 공략해온 라틴계 비율이 많은 플로리다주에서도 참패하고 말았다.
샌더스 측의 패색이 짙아지고 코로나19(COVID-19) 사태까지 겹친면서 민주당 경선 인기도 시들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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